국내 PC 온라인 사업권 이관…뒤쳐진 모바일 시장 '승부수'
[뉴스핌=이수호 기자] 김범수(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해진(네이버 이사회 의장)에 이어 국내 IT 주식 부호 3위인 박관호(사진)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이 연이은 실속 행보로 실적 악화에 놓인 위메이드 구하기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중견 게임사 와이디온라인에 국내 PC 온라인 사업권 이관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양사는 위메이드의 대표 PC 온라인 게임인 '이카루스'와 '미르의 전설 2·3'를 비롯해 국내 온라인 사업권을 넘기는 방안을 논의중으로 구체적인 계약 사항은 내달 초 양사 합의 하에 공개될 예정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향후 모바일과 글로벌 시장 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며 국내 사업 이관 계획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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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호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 <사진제공 = 위메이드> |
박 의장이 올해 들어 국내 PC 사업권 이관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선 이유는 향후 글로벌과 모바일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르의 전설' 시리즈와 '이카루스' 등의 해외매출 전망이 밝은 만큼, 실속 없는 국내 사업을 매각해 반등을 위한 자금으로 쓰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모바일 시장을 키우겠다는 박 의장의 의도와도 일치한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모바일 게임 매출이 140억원대로 전년대비 10% 이상 감소하며 관련 사업이 크게 침체된 상황이다. 모바일 사업을 신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여타의 게임사들과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미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PC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해온 대형사들도 모바일 게임사를 인수하거나 모바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반면 위메이드는 모바일 흥행작 '윈드러너'의 성공 이후, 차기 흥행작을 내놓지 못해 게임시장 트렌드에서 뒤쳐지지 않느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에 박 의장은 올해만큼은 PC 사업권을 양도해 얻은 수익으로 모바일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를 위해 최근 들어 핵심 모바일 게임 '에브리타운'을 개발한 피버스튜디오와 리니웍스를 합병하며 본격적인 모바일 역량 키우기에 돌입한 상황이다.
국내 PC 사업권 이관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추가적인 모바일 게임사 투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박 의장은 IT 업계 최고의 투자자로 손꼽힐 만큼 뛰어난 경영 수완을 보여왔다.
지난 2011년에는 카카오에 50억원을 투자해 35%의 지분을 확보했고, 다음카카오가 상장한 이후, 지난해 기준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뒀다. 또한 자회사인 조이맥스를 통해 4:33의 지분 20%를 확보해 최소 2000억원대의 지분가치를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같은 박 의장의 눈썰미 덕에 자금만 확보되면 모바일 사업을 재편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아울러 박 의장은 위메이드의 CS조직(고객지원)을 4:33의 CS 전문자회사인 큐로드에 매각하기 위한 물밑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전방위적인 인력 조정을 통해 6분기 연속 적자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각오다.
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실적 악화를 1년 이상 견딘 만큼, 올해는 투자회사라는 오명을 벗고 적극적으로 모바일 사업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라며 "결국 모바일과 글로벌이라는 양대 성장 축을 키우기 위해 기존 사업들의 몸집을 줄이는 행보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위메이드는 지난 2013년 4분기, 3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1627억원으로 전년대비 28.5% 감소했고 같은기간 영업손실은 314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박 의장의 위메이드 지분율은 46.77%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