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실적 둔화 우려에 하락 압박을 받았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자산운용 이머징마켓 그룹 회장에 이어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 캐피탈 대표까지 이익 감소에 근거한 주가 하락 경고에 나서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2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84.48포인트(0.47%) 내린 1만7950.25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도 3.04포인트(0.15%) 완만하게 내린 2097.35를 나타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19.50포인트(0.39%) 상승한 5014.10에 마감해 5000선을 회복했다.
기업 순이익이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매출액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의 ‘사자’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주까지 11%의 기업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매출액이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친 기업이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투자가들은 강력한 경고에 나섰다. 아인혼 대표는 기업 이익이 위축되고 있으며, 이 경우 주가 역시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공매도를 늘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1분기에 이어 올해 연간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밸류에이션 고평가를 경고했다.
앞서 모비우스 회장 역시 미국 주식을 팔아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익 모멘텀이 꺾이고 있다는 것이 비관론의 근거로 제시됐다.
실제로 트래블러스와 듀폰, IBM 등 주요 업종 전반에 걸쳐 간판급 기업들의 매출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강세가 실적에 커다란 타격을 미쳤다는 진단이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전략가는 “기업 순이익과 매출이 엇갈리는 행보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라며 “지수가 직전 고점을 뚫고 오르기에는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주식시장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투자자들이 시장이 아닌 개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나스닥 지수가 상대적인 호조를 나타낸 것은 기업 인수합병(M&A)이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제약사 테바가 밀란을 주당 82달러에 인수 제안을 냈다는 소식에 두 개 종목이 각각 1%와 9% 상승했고, 관련 섹터의 강세 흐름을 이끌었다.
이 밖에 듀폰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매출액을 발표한 데 따라 3% 가까이 내렸고, 킴벌리 클락은 1분기 순이익과 매출액 모두 시장 예상치보다 호조를 이룬 데 따라 6% 가량 랠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