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실 모집, 두시간도 안 돼 100여명 청약…사업자 등록으로 세금↓
[뉴스핌=한태희 기자] # 17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경희궁자이' 견본주택은 평일 점심 시간인데도 사람들로 붐볐다. GS건설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희궁자이 오피스텔 68실에 대한 청약을 받고 있어서다. 이날 청약 접수는 현장서만 이뤄졌다.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이 모씨(56)는 "투자할 곳을 찾다가 여기까지 왔다"며 "분양받으면 임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점심 전까지 약 120명이 상담을 받았다. 이들 대부분이 청약 증거금 300만원을 넣고 청약신청을 했다는 게 상담원의 귀띔이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건설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된 오피스텔이 수십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실시된 GS건설의 '경희궁 자이' 오피스텔 총 68실 청약에선 불과 두 시간만에 100명이 청약하며 청약경쟁률 1대 1를 가볍게 넘겼다.
서울보다 배후수요가 부족한 수도권에서도 오피스텔의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 용인서 분양된 '지웰푸르지오' 오피스텔은 22.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광교신도시서 분양된 '힐스테이트 광교' 평균 경쟁률은 422대 1을 기록했다. 172실 모집에 7만2693명이 청약했다. 또 같은 달 광명역세권지구에서 분양된 '광명역 효성해링턴 타워 더 퍼스트'도 평균 경쟁률 10.8대 1 경쟁률을 보였다.
이같은 오피스텔의 인기는 저금리로 인해 투자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에 저축을 하면 연 2%대 이자를 받기가 어렵지만 오피스텔에 투자하면 최고 5%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5.29%다. 가장 높은 곳은 강북·강서·금천·동대문구로 6%를 웃돈다. 서울서 임대 수익률이 낮은 곳도 4%가 넘는다.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2~3배 높은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정기예금 금융상품보다 매월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에 대한 기대 때문에 오피스텔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서 분양된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은 평균 청약 경쟁률이 13.7대 1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은 계약 일주일 만에 다 팔렸다.
저금리에 투자처를 찾는 사람들이 연 5%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오피스텔을 주목하고 있다. 17일 오전 '경희궁자이' 오피스텔 68실에 청약하기 위해 사람들이 견본주택 안에서 청약 상담을 기다리고 있다. |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오피스텔 임대 운영자도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게 했다. 또 등록된 주택임대사업자에겐 세금 감면 혜택도 줬다.
과거 일반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분양가(또는 매맷값)의 4.6%를 취득세로 냈다. 또 재산세는 공시가격의 70%를 기준으로 0.2~0.4% 세율이 적용됐다.
반면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올해 말까지 취득세가 면제되거나 감면된다. 전용면적 60㎡ 아래는 면제다. 물론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이런 혜택은 없다.
이날 경희궁자이 견본주택에서 만난 김 모씨(62세)는 "서울 강남서 오피스텔을 10실 넘게 임대하고 있다"며 "사업자 등록을 하면 재산이 노출되지만 세금이 면제되기 때문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