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급등 지나쳐, 브레이크 없는 상승 어려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달러화가 지칠 줄 모르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베팅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3월 고용 지표 악화에 이어 1분기 기업 실적시즌의 출발 역시 신통치 않자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늦춰질 것으로 예상한 일부 투자자들이 달러화 포지션을 축소하고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이 확산될 것인지 여부에 월가가 시선을 모으고 있다.
달러화 및 유로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레그 메이슨 BW 글로벌 오퍼튜니티 본드 펀드는 달러화 비중을 지난달 초 43%에서 최근 37%로 떨어뜨렸다.
푸르덴셜 글로벌 토탈 리턴 펀드 역시 달러화 비중을 지난해 말 58%에서 최근 54%로 축소했고, 야누스 글로벌 본드 펀드도 지난해 말 76%까지 끌어올렸던 달러화 비중을 지난 2월 말 57%로 대폭 낮췄다.
시장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10개 펀드 중 4개 꼴로 매니저들이 달러화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6월 말 이후 23%에 달하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서도 달러화는 유로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에 대해 10%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달러화가 파죽지세로 오른 것은 연준이 올해 중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3월 고용 지표가 크게 악화된 데다 연준 정책자들 역시 긴축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일부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상황이다.
레그 메이슨의 잭 맥킨타이어 펀드매니저는 “달러화가 단기간에 전례 없는 강세를 연출했다”며 “달러화 상승이 최근 1년과 같은 속도로 계속 오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푸르덴셜의 마이클 콜린스 펀드매니저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역풍이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며 “시장의 대중들이 몰려들면서 달러화 트레이딩이 무척 무거워졌고, 바로 이럴 때 경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1분기 S&P500 기업의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등 달러화 상승이 실물경기에 타격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펀드 이밸류에이션 그룹의 그레고리 도울링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 사이에 달러화의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 의견이 50 대 50으로 갈라진 상황”이라며 “연초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은 달러화 상승 전망에 이구동성 했지만 최근 들어 달러화가 단기간에 지나치게 빨리 올랐다는 지적이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