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지식과 의식, 기억을 기계에 옮기는 미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채피' [사진=UPI코리아] |
불로불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대로부터 이어져온 다양한 실험들은 첨단과학이 지배하는 현대에 와서 보다 구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등장했던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피부로 와 닿는 현실이 되는 지금, 불로불사의 비밀을 풀어줄 6가지 과학기술을 소개한다.
■DNA조작
구글 산하 생명공학 연구기관 칼리코(Calico) 소속이자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인 신시아 캐년은 유전자조작에 의해 통상 수명에 비해 10배 오래 사는 회충을 만들어냈다.
신시아 캐년 교수가 주목한 것은 daf-2 유전자였다. 그는 이 유전자의 활동을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과정에서 오래 사는 회충을 만들 수 있었다. 그는 “100세까지 사는 사람들은 이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경우가 많다”며 “daf-2 유전자 연구는 언젠가 영생의 샘물을 창조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칼리코는 투약을 통해 인간의 생명을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보통 인간에게 존재하는 성장 제한 유전자가 실은 생명연장과 관계가 깊다는 게 이곳의 생각이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벌거숭이 뻐드렁니 쥐(Heterocephalus glaber)의 유전자가 품은 비밀에도 관심이 많다. 암 면역력이 높은 이 쥐는 보통 쥐보다 수명이 10배나 길어 최장 30년까지 생존한다. 일부에서는 이 쥐들이 산소량이 극히 적은 땅굴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신진대사가 늦어졌고, 자연히 수명이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나노로봇
노화방지와 생명연장 연구에 관심이 많은 구글에 따르면, 2030년경에는 초소형 로봇(나노로봇)이 일상화된다.
제약회사들의 약 캡슐에 들어간 나노로봇들을 혈류를 타고 인체를 돌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일부는 망가진 위벽 등 신체 장기를 보수하고, 일부는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화학적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게 나노로봇 캡슐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미 나노로봇을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당뇨병 치료에 성공했다.
■간세포
캐나다 대부호 피터 나이가드는 일찍부터 간세포에 주목한 인물이다. 전문가들은 간세포가 인체의 고장 난 다양한 부분을 때워주는 섬유처럼 자유롭게 변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간세포의 힘을 믿는 피터 나이가드는 1년에 네 번 샬레에 배양한 자신의 간세포를 몸에 주사한다. 피터 나이가드는 간세포가 수명을 늘려줄뿐 아니라 젊음을 되찾게 하는 마법 같은 존재라고 확신한다.
■새로운 혈액
신선하고 젊은 혈액이야말로 불로장생의 비결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쥐를 이용한 실험 결과, 건강하고 어린 쥐의 혈장을 공급 받은 늙은 쥐의 기력이 회복되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이는 인위적인 병체결합, 즉 살아있는 동물의 둘 또는 그 이상의 개체를 신체 일부에 서로 결합함으로써 수명을 조절하는 기술까지 발전할 전망이다. 관련 실험을 진행 중인 스탠퍼드대는 알츠하이머 환자가 젊은 사람으로부터 수혈하면 쥐 실험과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클론 효과
정말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 나이가 들어 쇠약해진 인체조직을 클론(clone)이나 기계로 교환하는 치료방법이 머지않아 등장할 전망이다.
물론 과학계에서는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방법을 아직까지 사용하지 못한다. 클론이나 기계로 인체 조직을 대체하는 기술은 현재 실험 중이다. 다만 이를 가속화한 게 있는데, 바로 3D 프린터다. 미국은 물론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이미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체의 주요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어내는 실험에 몰두하고 있으며, 일정 부분에서 성과를 냈다.
■기계인간
러시아 미디어재벌 드미트리 이츠코프는 인간의 뇌와 지식, 의식을 기계에 이식하는 일명 아바타 프로젝트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구글 역시 2045년까지는 인간의 의식을 컴퓨터에 업로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런 꿈 같은 내용은 닐 블롬캠프 감독의 최신작 ‘채피’에서 자세히 다뤄졌다. 이 영화는 강철로 만든 로봇이 사람의 감정을 갖게 되고, 지식을 갖춰가며 인간처럼 성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총에 맞아 죽게 된 인물의 지식과 의식을 컴퓨터에 옮기는 기술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눈길을 끌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