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전 국무 "미국 스스로 AIIB 대응 망쳐"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원국 신청 마감 결과 총 49개국이 참가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현지시각 31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총 46개국이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참가의사를 밝힌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대만을 포함하면 총 49개국이 참가하는 셈이다.
중국 당국은 아직 최종 마감 결과를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참가 국가는 2주간의 심사를 거쳐 오는 15일 최종 확인될 전망이다.
지난 2013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설립을 제안한 AIIB는 미국과 일본, 캐나다를 제외한 주요국들이 대부분 참가한 셈이며, 500억달러 규모에서 시작한 자본금은 앞으로 100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또 창립 회원국들은 오는 6월까지 AIIB 본부 유치와 지분율 배분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한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미국 스스로가 AIIB에 대한 대응을 "망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애초에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에서 미국의 지나친 투표권 문제에 대한 수정 노력이 있었다면 AIIB가 지금처럼 성공적인 출범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중국이 AIIB를 출범시킨 동기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지나친 투표권 지분을 수정 개혁하도록 하는 안이 미국 의회에서 지체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즉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국제기구에서 미국의 지나친 지배력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고 여기 대응해서 미국 정부는 수정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의회가 이런 수정안을 비준하는 것을 계속 미루고 지체하면서 지금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지적이다.
그는 따라서 AIIB를 중국의 권력 투쟁 수단으로만 볼 게 아니라 경제적 투명성과 여러 가지 규제 문제에 대한 미국의 아이디어를 펼칠 기회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