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동아원그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제분사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던 동아원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동아원의 실적하락으로 인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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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 |
23일 동아원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아원그룹이 뼈를 깎는 자산매각에 나선 것은 계열사에 대한 부담이 가장 주효했다. 동아원은 동아원그룹의 핵심 계열사였지만 이 때문에 대부분 계열사에 지급보증을 서는 등 사실상 ‘자금줄’의 역할을 해왔다.
현재 동아원의 계열사에 대한 담보 및 지급보증은 약 18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동아원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당장 지불해야 할 금융비용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동아원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175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고 776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동아원의 위기에는 무리한 사업 확장이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기존 제분사업과의 시너지보다는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는 와인, 고급수입차, 패션업 등으로 무리하게 확장하다보니 결국 발이 걸렸다는 것.
실제 이 회장은 ‘페라리를 끌고 와인을 즐기는’ 오너로 유명하다. 그의 그런 취미 때문인지 동아원그룹은 페라리를 독점 수입하는 FMK를 인수하는가 하면 미국 와이너리 등을 인수·설립하기도 했다.
선친이자 창업자인 고(故) 이용구 회장이 한국제분을 통해 제분업계에 자리를 잡았다면 이 회장은 그 이상으로 다양한 업종에 진출한 셈이다.
문제는 성과다. 그나마 최근 매각된 FMK가 최근 수입시장이 급증하며 2013년부터 수익을 냈지만 와인사업의 실적은 아직까지 처참하다. 와인수입 계열사 나라셀라가 지난해 연결기준 1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미국 와인계열사 KODO은 좀처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청산을 결정한 이탈리아 패션의류 계열사 모다리슨의 철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간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은 이종 사업에 진출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 온 제분업까지 위기를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계열사의 부실이 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