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물 앞다퉈 발행, 수익률 가파르게 하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신흥국이 국채 발행에 잰걸음을 하고 나서 주목된다.
특히 프론티어 마켓의 국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는 것은 물론이고 발행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져 배경에 관심에 모아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에 국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속속 진입하자 고수익률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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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흥국이 극심한 저금리에 장기물 국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불가리아는 7년물과 12년물, 20년물 등 세 건의 국채 발행을 위해 로드쇼에 본격 나섰다. 발행 금리는 2.3~3.4%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투기등급에 해당하는 아르메니아 역시 10년 만기 달러화 표시 국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계획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사상 두 번째 국채 발행에 해당한다.
발행액이 5억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발행 주관사를 맡은 투자은행(IB)은 금리를 7.625%로 내다보고 있다.
페루는 초장기 국채의 거래를 재개할 움직임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와 피치로부터 정크등급에서 세 단계 높은 등급을 평가 받은 페루는 2050년 만기 국채 거래를 재개할 계획이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50년 만기 국채는 4.7%에 거래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사이먼 퀴자노 에반스 이머징마켓 애널리스트는 “신흥국의 국채 발행이 지금까지 지극히 드물었다”며 “프론티어 마켓까지 국채 발행에 뛰어드는 것은 투자자들 사이에 고수익률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CB의 공격적인 양적완화에 따라 시장 유동성이 대폭 늘어났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얘기다.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글로벌 유동성이 위축, 신흥국에서 자금이 썰물을 이루는 한편 신규 자금 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빗나간 셈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