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부해 금리는 하락 안정화 예상
[뉴스핌=우수연 기자] 채권시장은 3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를 마지막 금리 인하라고 상정하고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다만 선반영됐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꺼지며 시장이 장기물 위주의 약세로 잠시나마 돌아설 수는 있지만, 시장에 워낙 대기자금이 풍부해 금리는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한은의 금리인하 이후 10년만기 국채선물 시장은 일시적으로 원빅 가까이 급등했으나, 총재의 기자간담회 이후 보합세까지 내려왔다. 현물의 경우 10년 이상 장기물은 오히려 소폭의 금리 상승(채권 약세)까지 나타내는 상황이다.
시장참여자들은 기자간담회에서 총재가 추가 인하의 시그널을 남겨두지 않았다고 해석하고, 오히려 미국 금리 인상을 대비하며 자본유출을 걱정해야 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최근 국고 30년물과 미국 국채 30년물간의 금리 역전 현상이 발행한 이후, 이 같은 현상이 10년물까지 옮겨올 수도 있다는 것.
보험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총재 기자회견 이후에 금리 하락폭이 줄고 오히려 장기물은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금통위원 중에서 2명이나 동결 주장이 나와 일회성 인하라는 우려가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물 금리에서 한미 내외금리차가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보니, 이 같은 우려가 10년물에 반영이됐고, 자본 유출 우려를 쉽게 보고 넘길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사실 지난 50bp 인하 이후 경기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다"며 "총알이 많을때는 계속해서 쏠 수 있지만, 총알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연발로 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금리 인하 이후 시장이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국내 정책흐름에 시장이 따라가기는 부담이 있다고 보고, 차익실현의 기회로 삼게됐다는 것이다.
그는 "시장이 다음 주 FOMC를 앞두고 정책적인 속성을 반영하기에는 부담이 컸고, 국내 금리인하 관련해서는 추종성이 떨어지며 전반적이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물도 한은 경기전망 등을 봤을 때 강력하게 매수가 붙을 정도의 펀더멘털은 아니라는 생각이 반영되면서 스티프닝(장기물 약세)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현재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 금리 급등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향후 유가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지금은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라 시장에 대기자금이 워낙 많다"며 "이를 고려할때 금리는 흘러내리는 형국으로 조금씩 내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기조적으로 유가가 오르게되면, 미국부터 물가가 오를 것이고 우리나라는 환이 약해서 물가에 영향을 더욱 많이 미칠 것으로 본다"며 "그렇다면 금리는 올라올 수 있어서 유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선 운용역은 한은의 이번 금리인하 과정에서 시장과의 소통 부족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2월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데 한은이 어떤 데이터를 보고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시장도 한은이 떠밀려서 인하했다고 보는 분위기고, 데이터를 확인하고 움직였다는 자체가 선제적인 판단은 아니었다는 반증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