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파격적인 대표이사 선임이나 새로운 인선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모험보다 안정을 택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한 식품업계 임원이 최근 유통, 식음료업계의 주주총회를 두고 한 말이다. 실제 올해 주총은 주요 업체의 대부분의 인사가 자리를 지키거나 재선임되면서 큰 이변 없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 침체 등으로 전반적인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는 모험보다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유통·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오는 13일과 20일에 집중된 이른바 ‘주총데이’에서는 새로 선임되는 사내이사는 많지 않다.
롯데하이마트, CJ오쇼핑,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정도가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한다. 롯데하이마트와 CJ오쇼핑은 각각 3인의 사내이사를 신규로 올렸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대표이사를 포함 2명의 사내이사를 새로 선임키로 했다.
이 외에 광주신세계, 한섬, 현대그린푸드, 대교, 웅진씽크빅, 빙그레, 샘표식품 등이 대표이사 외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했다.
오너일가의 인사도 소폭이었다는 평가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 주지홍 사조대림 기획실장이 주요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올랐고 SPC그룹 3세인 허진수, 허희수 형제가 각각 삼립식품 등기이사로 처음 등장했다.
이 외 손경식 CJ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신춘호 농심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남승우 풀무원 총괄사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박성철 신원 회장,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안윤수 에이스침대 회장 등의 오너들이 모두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입원 상태에서 탈세·횡령 관련 재판을 진행 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의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정도가 눈에 띄는 정도다. 오너들이 대부분 재선임 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을 감안하면 주총에 큰 이변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때문에 ‘CEO는 임기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숱하게 교체되던 수년 전과는 확연하게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식품·유통업계 CEO급 인사는 빈번하게 이뤄져왔다. 이에 반해 올해 주총에 대부분의 CEO가 유임, 재선임된 상황.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단순한 인사만으로는 위기 극복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위기 상황에서는 리스크가 큰 모험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묻기보다는 극복 방법에 대한 고민에 더 비중을 뒀다는 설명이다. 업계가 대체로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면서 올해 사업 전략도 급격한 변화보다는 내실다지기에 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관계자는 “업계 대부분이 저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급진적인 인사는 이에 따른 리스크도 클 수밖에 없다”며 “장기불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내부 조직의 안정화에 비중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