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이철환의 문화의 향기<16> 상상력과 창의력 충전소, 그림과 건축의 세계(상)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이철환의 문화의 향기<16> 상상력과 창의력 충전소, 그림과 건축의 세계(상)
 
누군가 ‘그림을 감상하려는 마음이 생길 때는 상상력을 채우고자하는 욕구가 생길 때’라고 말했다. 또 그림을 그리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생길 때는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렬한 자극이나 감동을 받았을 때라고 했다.
 
파블로 피카소도 이렇게 말했다. “그림은 애초부터 완벽하게 고안되어 확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생각이 바뀌는 것처럼 그림도 변화한다. 그림은 완성되고 난 후에도, 이를 관람하는 사람의 기분 상태에 따라 계속 변화한다. 그림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바와 같은 변화를 겪는다. 이는 매우 당연한 것이다. 그림은 이를 관람하는 인간을 통해서만 생명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그림은 상상력을 자아내는 예술이다. 물론 고대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를 통해서 원시인들도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상상하고 추구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화는 기독교문화가 융성하면서부터라 할 수 있다. 화가들은 하나님의 세계 즉 천국과 지옥을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냈다. 그리하여 세속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더욱 성실하게 믿도록 하는 상징물을 만들어내었다. 이후 르네상스시대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조각했다. 그러나 사진술이 발명되면서부터는 그림이 도전을 받게 된다. 더 이상 사실적인 화풍은 커다란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이끌어내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술은 대상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대상의 궁극적인 선과 본체를 표현하는 것이다. 즉 자연의 원래 모습을 탐구하여 재해석, 재창조한다는 정신적 의미가 더 강하다. 그리고 미술가들은 자신이 속해있는 시대와 사회, 그리고 정치적 상황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한다.
 
이제 미술이 사람들을 어떻게 힐링해 주는지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혹시 현실의 삶이 너무나 어려워 탈출하고 싶거나 현실의 무게 때문에 잠 못 이루고 있다면, 샤갈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꿈꾸듯 펼쳐지는 샤갈의 그림 속에서 짙게 배어나는 삶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르크 샤갈은 현대인들의 정서에 꿈과 환상을 안겨주는 작가로서 삶의 즐거움, 성공, 행복한 꿈을 그려내는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샤갈은 ‘눈 내리는 마을’로 우리에게 알려진 ‘마을과 나’라는 그림을 그렸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 무언가 낭만적으로 들리는 이 표현은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까페와 노래와 시로 널리 알려진 이 표현의 매력은 샤갈이라는 화가가 갖고 있는 환상적인 그림의 특징 때문일 것이다. 어디선가 마주쳤을 샤갈의 그림은 강한 이미지로 우리 뇌리에 깊숙이 박혀있다.세상을 거꾸로 보는 곡예사들, 어릿광대의 바이올린, 하늘에서 내리는 눈, 모두 황홀한 꿈속의 세상이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은 따듯하다. 꿈과 사랑 그리고 환희가 가득하다. 시인의 감성이 눈송이처럼 점점 묻어난다.
 
샤갈은 1958년 시카고 강연에서 “나는 그림을 선택했다. 나에게 그림은 빵과 마찬가지로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 그림은 창문이다. 나는 그것을 통해 다른 세계로 날아간다. 인생에서나 예술에서나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다. 우리가 아무 스스럼없이 사랑이라는 말을 입 밖에 낼 때, 모든 것은 변하게 된다. 진정한 예술은 사랑 안에서 존재한다. 그것이 나의 기교이고 나의 종교이다”라고 하였다.
기억하는 것은 아름답다. 그래서 그에게 '눈 내리는 마을'은 그가 떠나온 고향이자, 아득한 희망이었으며 끝내 갖지 못한 낭만이 됐다. 샤갈이 기억하는 그의 마을은 시(詩)가 되고, 우리는 그 시를 기억하며 샤갈의 잊혀진 그 마을을 막연히 동경해 본다.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 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는다
삼월에 눈이 오면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고
밤에 아낙네들은
그해의 제일 아름다운 불을
아궁이에 지핀다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김춘수-
 
살아생전에 행복한 삶을 살았던 샤갈과 달리 반 고흐는 지독히 불행한 삶을 살았다. 지금은 온 세계가 그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의 정열적인 작품이 생전에는 끝내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는 예술을 통해 인류에게 위안을 주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창조력을 깨달으면서 자신감을 되찾게 되었다. 불과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제작된 그의 작품들은 강렬한 색채, 거친 붓놀림, 뚜렷한 윤곽을 지닌 형태를 통하여 그를 자살까지 몰고 간 정신병의 고통을 인상 깊게 전달하고 있다.
 
그의 그림에서는 모든 것이 살아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은 그가 고갱과 다툰 뒤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 이후 프랑스 생레미의 요양원에 있을 때 그린 것이다. 그가 그린 밤하늘에서는 구름과 대기, 별빛과 달빛이 폭발하고 있다. 하늘은 굽이치는 두꺼운 붓놀림으로 불꽃 같은 사이프러스와 연결되고, 그 아래의 마을은 대조적으로 평온하고 고요하다. 이 작품이 사람들에게 주는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기에 결국 노래로도 만들어지게 된다.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Stary, Stary night
 
이젠 깨달았어요
당신이 나에게 뭘 말하려고 했었는지
얼마나 영혼이 아팠는지
얼마나 그들로부터 자유를 갈망했는지
그들은 어떻게 듣는 지도 모른 채, 들으려 하지 않았죠
지금은 아마 귀를 기울일거에요
별들이 빛나는 밤에
 
그러나 미술사에서 최고의 걸작품은 O·헨리의 소설에서 노화가 버먼이 그린 ‘마지막 잎새(The Last Leaf)’가 아닐까? 그는 그 그림을 통해 어린 한 소녀에게 생명에 대한 희망을 줌으로써 죽어가고 있던 목숨을 건져내었다. 이는 물론 소설 속의 한 장면이지만 너무 감동적인 화가와 그림의 이야기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한 아파트 꼭대기 방에 수와 존시라는 젊은 소녀화가들이 공동화실을 마련했다. 그 시기는 한여름인 6월이었다. 그런데 찬바람이 부는 11월의 어느 날, 느닷없이 다가온 폐렴은 가난한 화가 존시를 병석에 눕히고 사경을 헤매도록 만들었다. 그녀는 삶에 대한 희망을 잃고 친구의 격려도 아랑곳없이 창문 너머로 보이는 담쟁이덩굴 잎이 다 떨어질 때 자기의 생명도 끝난다고 생각한다.
 
수는 그런 그녀에게 바보처럼 굴지 말라며 삶의 의욕을 갖도록 위로하나, 존시는 그런 그녀의 충고를 듣지 않는다. 수는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무명의 늙은 예술가인 버먼을 만나게 된다. 그 노인은 항상 걸작을 그리겠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사실은 전혀 그러하지 못했다. 약간의 돈을 벌 뿐이고 그 돈마저도 술을 사 마시는 데 탕진했다. 수에게서 존시의 이야기를 들은 버먼은 눈물을 흘리며 존시의 어리석은 생각을 안타까워한다.
그날 밤은 비가 몹시도 많이 내렸다. 그런데 이제는 마지막 잎새밖에 남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이었다. 존시가 커튼을 걷어 달라기에 수는 마음을 졸이며 커튼을 올렸다. 그런데 암록색 담쟁이가 그대로 꼭 붙어 있었다. 그렇게 죽음을 준비하던 존시도 그 잎새가 떨어지지 않은 것을 보고는 삶에 대한 의욕을 되찾는다. 드디어 존시는 점점 회복되어가고 마침내 완전히 회복된다. 그 날, 수는 존시한테 버먼이 오늘 병원에서 죽었다는 말을 한다. 비가 몹시 내렸던 그날 밤, 버먼은 마지막 잎새가 떨어진 것을 보고 그 자리에 똑 같이 생긴 잎새를 그려 놓은 것이다. 그러다가 병을 얻은 것이다. 결국 버먼은 사람의 생명까지도 살린 걸작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철환 하나금융연구소 초빙연구위원·단국대 경제과 겸임교수 ('아름다운 중년, 중년예찬' 저자)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사진
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