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예술을 위한 고집과 광기로 뭉친 영화 '위플래쉬' [사진=쇼박스] |
[뉴스핌=김세혁 기자] 100분 넘게 이어지는 땀과 열정의 재즈선율, 그리고 광기에 가까운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진 ‘위플래쉬’가 마침내 우리 앞에 등장한다.
국내 개봉에 앞서 이미 아카데미가 인정한 ‘위플래쉬’는 미국 최고의 음악원에서 밤낮 없이 스틱을 두드리는 19세 청년 앤드류(마일즈 텔러)의 이야기다. 악마적 교수법으로 유명한 플렛처 교수(J.K.시몬스)가 앤드류를 자극하며 벌어지는 의외의 전개가 재즈 선율을 타고 100분간 흐른다.
재즈가 좋아 드럼을 시작한 앤드류는 극장 여직원에게 말 한마디 제대로 못 붙이는 숙맥. 하지만 드럼 앞에만 앉으면 꿈과 열정을 불사를 줄 아는 근성의 주인공이다.
기왕 시작한 드럼,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는 앤드류는 틈만 나면 스틱을 손에 잡지만 플렛처 교수의 독설에 번번이 좌절한다. 워낙 깐깐한 플렛처의 눈에 들기엔 처음부터 역부족. 게다가 인간적 모멸감을 뼛속 깊이 새겨주는 플렛처 특유의 자만과 폭언에 앤드류는 그만 눈물을 보이고 만다. 입만 열면 독설을 한보따리 쏟아내는 플렛처. 과연 앤드류는 높다란 플렛처의 벽을 넘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영화 속 재즈곡을 제목으로 딴 ‘위플래쉬’는 막 30대에 접어든 다미엔 차젤레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유년시절 직접 겪은 실화를 음악 이야기로 풀어낸 ‘위플래쉬’는 천재를 갈망하는 청년과 그를 혹독하게 ‘조련’하며 재능을 끄집어내는 플렛처의 대결로 팽팽한 긴장을 유지한다.
객석 스스로 한계의 벽까지 체험하게 하는 영화 '위플래쉬' [사진=쇼박스] |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속물 편집장을 연기했던 J.K.시몬스의 연기는 단연 쇼킹한 수준이다. 머리를 박박 밀고 등장하는 그가 표정과 손짓, 눈빛에서 뿜어내는 광기의 아우라는 영화 속 인물들은 물론 객석을 한계까지 몰아붙인다. 플렛처가 앤드류를 잡아먹을 듯 쏘아보며 “더 빨리(faster)”를 외치는 장면만 봐도 왜 J.K.시몬스가 아카데미의 주인공이 됐는지 납득이 간다.
음악영화의 열풍을 잇는 작품답게 극중 등장하는 재즈음악의 향연은 배우들의 명연기에 더한 선물이다. 플렛처의 독설과 잔소리처럼 속주로 펼쳐지는 ‘위플래쉬’와 감각적 리듬이 인상적인 ‘캐러반’ 등 드라마틱한 재즈에 취하고 싶다면 ‘위플래쉬’를 놓쳐선 안 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