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중 국내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분기 개선됐던 강원·호남권 경기 회복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다.
26일 한은은 '지역경제보고서(2015년 2월)'를 통해 올해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지역 내 업체와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기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충청권, 제주권은 경기가 상승세를 보였으며 동남권, 호남권, 대경권, 강원권은 보합세를 나타냈다.
대부분의 지역이 전월 수준을 이어갔으나 호남권과 강원권은 지난 분기 개선세에서 보합세로 돌아섰다. 호남권의 경우 제조헙 부진 영향이 컸으며 강원권은 서비스 부문에서 비중이 높은 겨울 축제 취소 등의 여파로 경기 활력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판단은 제조업 모니터링지수와 서비스업 모니터링지수를 GRDP 각 업종 부가가치 비중으로 가중평균해 구한 종합 모니터링지수를 근거로 평가. <자료=한국은행> |
서비스업생산은 도소매업 매출이 부진한 영향에 업황이 개선되지 못했다. 이번 겨울이 예상보다 따뜻해 계절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특정 업종에 영향을 미쳤고 소득 증가가 더뎌 소비심리가 제한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분기 중 국내 경기는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조사 결과 수도권, 충청권은 IT 업종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경기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며 "다만 대경권은 철강, 휴대폰 등의 업황 부진으로 회복이 제약될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 호남·강원권 경기 '지지부진'
1~2월 중 호남권 경기는 서비스업생산 호조에도 제조업생산 부진에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제조업생산 부분에서 석유정제는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 감소와 중국의 자급률 증가에 따른 공급과잉 등으로, 화학제품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제품가격 하락 전망에 따른 수요 지연 등으로 생산이 각각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는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의 수요 둔화, 2015년 1월 중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안전사고 발생에 따른 조업 중단 등으로 생산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향후 제조업생산은 엔화 약세와 저유가 지속 등의 영향으로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부 업종별로는 자동차의 경우 신차 생산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반대로 강원권은 제조업생산이 소폭 증가했으나 서비스업생산은 개선되지 못했다.
제조업생산의 경우 식료품이 신제품 판매 호조, 중국 시장 진출 확대 등으로 증가했으며 비금속광물은 온화한 날씨 영향에 건설업의 수요가 늘어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한은은 "강원권에 41년만에 최악의 겨울 가뭄이 지속되고 있어 2분기 영농활동에는 지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비스업생산 부문은 동해안 신년 해맞이 방문객이 전년 대비 24.6%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분위기였으나,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인제 빙어축제가 취소돼 주요 겨울축제 방문객은 이전 시즌 대비 1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제항로(동해항~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일본 사카이미나토) 1월 중 이용객도 엔저와 러시아 경기침체로 전년 동기 대비 27.8% 감소했다.
◆ 수도권·충청·제주권 경기 개선세 지속
같은 기간 수도권 경기는 미약한 회복세를 보였다. 제조업생산이 소폭 증가했고 서비스업생산은 회복은 지연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요 측면에서 소비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반면 설비투자 및 건설투자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매매가격은 상승폭이 다소 축소됐으며 전세가격은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한은은 "아직까지는 주택수요자들의 매매가격 상승기대심리가 크게 확산되지 않고 있으며 전세수요가 매매 이외에 월세로 분산되면서 매매가격 상승압력도 완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햇다.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이 가운데 지난해 경기도 수출은 대중국 반도체 위주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4년 경기도 수출은 1117억달러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경기도는 2년 연속 수출 1000억달러를 달성하면서 광역자치단체 중 1위를 차지했다.
향후 수출도 엔화 약세와 유가 하락 등에도 미국 경기 호조세과 대 중국 수출 확대 등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충청권은 제조업 생산이 소폭 증가하고 서비스업생산도 회복됐다. 소비는 전분기 수준에 그쳤으나 수출증가세가 소폭 확대되면서 건설과 설비 투자도 소폭 증가했다.
제조업생산의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주력업종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은 아슬란, 그랜저 등 주력 차종의 내수판매 부진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은 관광·숙박업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엔화 약세와 유류할증료 인하 등에 따른 국외여행 수요 확대, 세종시 이전 기관의 회의·행사 증가, 청주공항 이용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으로 전분기보다 다소 호전됐다. 하지만 소비심리 회복 지연으로 도소매업은 매출이 정체됐다.
제주권은 서비스업생산이 관광과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호조를 보였다. 소비가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건설투자도 증가로 전환했다.
한은은 "앞으로 제주도 경기는 관광 업종을 중심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