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따른 손실 완충제 불충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머징마켓에서 현지 통화로 발행된 채권을 매도해야 할 때라는 의견이 연이어 나와 주목된다.
이들 채권이 올들어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팔자’가 조만간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월스트리트[출처:블룸버그통신] |
일부 이머징마켓이 금리인하에 나선 데다 달러화 강세로 인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연초 이후 이머징마켓의 현지 통화로 발행된 국채는 2.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또 JP모간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현지 통화 표시 이머징마켓 채권의 상승률이 10%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이머징마켓의 달러화 표시 채권 상승률인 6.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문제는 금리 스프레드다. 러시아부터 루마니아, 인도네시아까지 주요 이머징마켓이 금리인하에 나선 데 따라 달러화 표시 채권 대비 스프레드가 0.48%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이는 달러화 강세 흐름에 따른 외환 리스크를 상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브라질의 헤알화와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를 필두로 이머징마켓의 통화는 올들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이머징마켓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런던 자산운용사인 픽텟의 사이먼 루 퐁 펀드매니저는 “이머징마켓 통화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달러 표시 채권에 대한 현지 통화 표시 채권의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가 떨어지는 것은 달러화 표시 채권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JP모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하락했을 때 현지 통화 표시 이머징마켓 채권이 3개월 사이 3.9% 하락해 2003년 초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손실을 낸 바 있다.
피델리티의 스티브 엘리스 머니매니저는 “달러화 강세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현지 통화로 발행된 이머징마켓 채권의 투자 매력이 떨어질 여지가 높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