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 깨져 채권 수익률 하락 압박 심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신규 발행되는 국채를 각국 중앙은행이 ‘독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채권 펀드매니저들이 ‘먹을거리’ 걱정을 호소하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중앙은행이 이른바 ‘구축효과’를 일으키고 있고, 이 때문에 채권 운용자들이 회사채 시장으로 내몰리면서 금융시장의 균형이 깨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내달 양적완화(QE)에 본격 착수하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 중앙은행이 신규 발행 물량을 대부분 흡수할 전망이다.
난감한 것은 채권 펀드매니저들이다. 국채 매입이 원천적으로 봉쇄되면서 포트폴리오 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올해 펀드매니저들은 벤치마크 원칙보다 회사채 투자를 20% 늘려야 할 상황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이는 5년 전 5%에서 4배 늘어난 수치다.
자금 수요자인 기업들은 반색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여전히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는 동시에 회사채 매수가 확대, 자금 확보가 한결 수월해질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RBS의 에드워드 마리난 신용 전략가는 “기업들이 장기 자금을 마련하는 데 호기”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코카콜라 등 미국 우량등급 다국적 기업의 회사채는 물론이고 정크본드까지 펀드매니저들의 ‘사자’가 집중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채 평균 수익률은 2.56%까지 하락, 2008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07년 이후 국채와 회사채 전체 물량은 40% 늘어났다.
또 지난 8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 영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사들인 채권은 글로벌 전체 거래 규모인 50조달러 가운데 3분의 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JP모간의 난디니 스리바스타바 전략가는 “파이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 규모가 상당히 크고, 이 때문에 민간 금융회사의 투자자들은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회사채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전반에 걸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수익률 하락 압박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 규모가 4조1400억달러에 달했지만 수익률이 하락 곡선을 그린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매수 유입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최고투자전략가는 “중앙은행의 자산 매입으로 인해 채권 가격이 펀더멘털과 동떨어진 상태”라며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채권 비중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