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국채 수익률 지난달 저점 대비 두 배 상승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 국채 수익률이 심상치 않다는 목소리가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번지고 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최근 가파르게 상승,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저치 대비 두 배 이상 뛴 것. 월가 트레이더들은 일본 국채의 본격적인 투매로 이어질 가능성에 긴장하는 표정이다.
[출처:뉴시스] |
투자자들은 국채 수익률 상승이 일본 경제의 성장 회복과 맞물린 데 주목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7년래 최고치로 오른 동시에 국채 수익률의 상승이 두드러지자 본격적인 ‘팔자’의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부채 규모는 GDP의 240%에 이른다. 이는 선진국 가운데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국채 수익률 상승이 지속될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는 한편 금융시스템 안정을 크게 해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욕의 헤지펀드 업체인 나인알파 캐피탈의 제이슨 에반스 공동 대표는 “일본 국채 수익률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2013년 여름 미국과 일본 국채시장이 롤러코스터를 연출했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상당수의 애널리스트가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 국채의 장기 추세적인 매도 가능성을 점치고 있고, 이번에도 이 같은 전망에서 비롯된 투매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일본은행(BOJ)이 국채시장의 최대 매수 세력으로, 수급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유동성이 위험한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경고다.
실제로 지난해 장중 10년물 미국 국채가 단 한 건도 거래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유동성이 급격하게 위축될 경우 소규모 베팅이 커다란 가격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의 변동성은 이미 사상 최고치까지 오른 상황이다. 국채 수익률의 추세적인 상승에 베팅한 ‘팔자’가 번번이 빗나갔지만 이 같은 예측이 시장 불안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하다고 투자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아비에이트 글로벌의 더글러스 모튼 리서치 헤드는 “일본 국채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상승했다”며 “이 때문에 투자 업체들이 일제히 매도에 나서면서 연쇄적인 투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일본 국채 수익률이 1%포인트 상승할 때 금융권에 발생하는 손실 규모가 7조6000억엔(64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