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 등 IB부터 로버트 쉴러까지 한목소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투자은행(IB)과 헤지펀드 ‘큰손’ 여기에 경제 석학까지 미국 주식 매도를 권고하고 나서 주목된다.
미국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유럽 증시로 갈아탈 때라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월가[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해 S&P500 지수가 글로벌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신고점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상승 탄력이 유럽 증시에 비해 둔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골드만 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글로벌 주식 전략가는 “유럽 경기가 부진하고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지만 유럽중앙은행(ECB)가 양적완화(QE)를 단행하기로 한 데 따라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진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로/달러 환율이 패러티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화 평가절하가 유로존 경제를 크게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다.
JP모간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유럽 증시의 투자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는 얘기다. 특히 배당 수익률이 높은 경기순환주가 유망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JP모간의 케리 크레이그 전략가는 “유럽의 배당주와 경기순환주의 투자 매력이 높다”며 “다만, 헬스케어 섹터의 경우 일정 부분 고평가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쉴러 예일대 경제학 교수도 이날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을 내비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포트폴리오의 절반 가량을 주식으로 구성하고 있다”며 “미국 주식의 비중을 축소하고 저평가 매력이 높은 유럽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인덱스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쉴러 교수는 “사상 초저금리가 미국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주요 자산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쉴러 교수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수년간 주택 가격이 강한 상승 탄력을 보였지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부동산 시장의 가격이 적정한 수준”이라며 “당분간 가격이 현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보일 여지가 높다”고 판단했다.
이날 헤지펀드 업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 역시 이미 지난해 4분기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유럽과 아시아로 분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로스는 지난해 4분기 아시아와 유럽 기업에 2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루이스 베이컨이 이끄는 무어 캐피탈 매니지먼트 역시 미국 주식 투자 규모를 같은 기간 25% 축소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