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고령화' 영향 급여비 지출 증가세 둔화
[뉴스핌=김지나 기자]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이 1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술 발전을 포함해 '건강한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급여비 지출 증가세가 둔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 재정현황에서 누적 적립금 12조 8072억원, 당기흑자 4조 5869억원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다만, 지난해 진료 후 청구하지 않은 진료비 약 5조 2000억원을 고려하면 적립금 규모는 7조6000억원에 달한다.
건보 재정현황에 따르면 누적 적립금은 2010년 9592억원, 2011년 1조5600억원, 2012년 4조5757억원, 2013년 8조2203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지난해 총 수입은 전년대비 7.4%한 3조 3291억원으로 올랐다. 이는 보험료 수입과 기타수입이 전년대비 각각 6.8%, 22.6% 늘었기 때문이다. 보험료 수입은 직장가입자 수 증가(4.0%), 보수월액 증가(2.6%) 등으로 상승했으며 기타수입은 누적적립금 규모 증대에 따라 이자수입이 급증했다.
총 지출은 급여비 증가율 둔화로 전년 대비 5.7% 증가한 2조3868억원으로 집계됐다. 급여비 지출은 2005~ 2011년 연평균 증가율이 12.0%였으나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5.5%로 둔화세를 보였다.
진료형태별 급여비 현황을 보면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급여비 증가율이 5년 평균 수준보다 감소해 전체 증가율은 둔화된 반면, 의원, 치과, 약국의 급여비 증가율은 평년 수준보다 높았다.
치과 급여비 증가율이 23.4%로 가장 두드러졌다. 노인틀니, 스케일링, 치아홈 메우기 등 보장성 확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요양병원 급여비는 17.9% 상승했는데, 노인성 질환의 증가로 인해 환자수가 늘어남에 따라 급여비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급여비 증가율 둔화의 원인은 건강행태 변화, 의료기술 발전, 환경요인 개선, 건강한 고령화 등에 따른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건강검진 등 건강행태의 변화, 관련 질환 예방 및 조기발견 등으로 의료비 지출 증가세가 가파르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암 발생률 감소 및 의료기술 발달 영향으로 수술건당 입내원일수 감소 하는 등 암 급여비 증가율도 둔화하고 있다.
황사발생 감소 및 대기오염 개선 등 환경적 요인 개선으로 호흡기계 및 계절성‧유행성질환 증가세도 주춤해졌다.
하지만 진료비 증가폭은 이처럼 감소했지만 한국 국민이 의료비에 쓰는 비용의 증가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평균 증가율은 1.3%이나 한국은 이보다 3.6% 포인트 높은 4.9%였다. 세계적으로 의료비 지출 증가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의 의료비 증가율은 OECD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국민의료비 증가율은 2011년은 전년대비 4.9%, 2012년 4.9%, 2013년 4.7%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독일은 0.6%, 0.9%, 0.7%였으며 네덜란드는 1.2%, 3.5%, 0.8%로 집계됐다.
보건복지부는 “사회보험인 국민건강보험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적정수준의 준비금을 적립하는 한편 4대 중증질환 및 3대 비급여 등 국정과제, 생애주기별 필수의료 중기 보장성 강화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