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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
‘징비록’은 당초 ‘정도전’ 직후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재정적 이유로 이제야 선보이게 됐다. 조대현 KBS 사장은 지난 5일 개최된 제작발표회에서 “금년부터는 대하드라마를 쉬지 않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스타트가 바로 ‘징비록’이다.
◆고려 말 격동의 소용돌이 다룬 ‘정도전’…임진왜란 조명한 ’징비록’
2014년 ‘정도전’이 새로운 국가 질서를 창조하는 과정을 다뤘다면, 올해 ‘징비록’은 무너진 질서를 다시 정립하는 ‘재조산하(再造山河: 나라를 다시 만들다)’의 지혜가 그려진다. ‘징비록’은 ‘정도전’의 시간적 배경이 된 조선 건국기로부터 200년 후인 임진왜란의 시기를 다룬다. 당시는 조선 건국 초기 정도전이 정립한 국가 질서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때로, 조선의 바탕이 된 성리학적 통치이념은 효력을 다했고, 양반의 수탈에 백성들은 도탄에 빠졌다. 외부의 위기에 대처할 국가 시스템은 미비해 왜구의 침략을 허용했다.
‘징비록’은 조선 정치가 류성룡(1542~1607) 이 후세에 남긴 저서로, ‘지난날의 잘못을 꾸짖고 후대의 우환에 대비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명 드라마가 ‘정도전’에 이어, 또 ‘정도전’과는 차별되는 반성과 성찰의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임진왜란 배경…전쟁사극? 정치사극?
임진왜란 시기를 배경으로 한 만큼 전형적인 ‘전쟁사극’을 떠올리기 쉽지만, ‘징비록’은 군사, 정치, 특히 외교 부분을 전반적으로 다룬다. 김상휘PD는 ‘징비록’에 대해 “기본적으로 전쟁사극이 아닌 정치사극”이라 설명하며 “기본적으로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긴 하지만, (드라마는) 류성룡이라는 인물을 따라간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전쟁뿐 아니라 거기서 비롯된 정치 사회 외교 문제 등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아우른다. 전쟁은 큰 틀로 둘 뿐, 주인공(류성룡)과 이어지지 않는 부분이나 향후 이야기에 상관이 없는 내용이라면 큰 전쟁이나 사건이라 하더라도 과감히 생략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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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
‘정도전’은 그간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됐던 이성계와는 다른 이성계를 그리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북방의 무장 출신으로 당연히 사투리를 썼을 거라는 추측이나 고뇌하는 인간적 내면을 보여주는 캐릭터 설정이 그러했다. ‘징비록’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버리고 도망간 왕으로 잘 알려진 선조에 대해 새롭게 조명한다. 그가 무슨 이유로 이 같은 선택을 해야 했는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더불어 ‘징비록’에서는 일반인은 잘 몰랐던 임진왜란 비사, 재미있는 인물이나 에피소드가 함께 그려진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임진왜란 추진할 당시 일본 측의 실상, 중국과 관련된 전쟁 비화 등이 그 예다. 이를 통해 픽션이 아니더라도 재미를 줄 수 있는 지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징비록’은 ‘정도전’의 명성을 이을 KBS의 야심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모’, ‘주몽’, ‘계백’을 집필한 정형수 작가가 집필을, ‘전우’의 김상휘 PD가 연출을 맡았다. 오는 2월14일 밤 9시40분 KBS 1TV를 통해 대망의 첫 회가 방송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