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수요둔화·실물경기 악화로 리스크 우려"
[뉴스핌=배효진 기자] 일본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호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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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출처: 뉴스핌DB] |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일본 주요 은행들의 모기지 금리는 이달 들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쓰비시도쿄UFJ와 미쓰이스미모토, 미즈호 등 일본 3대 은행들은 10년 고정형 대출금리를 0.05% 내린 연간 1.1%로 발표했다. 미쓰이스미모토신탁은 5bp 내린 0.85%로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장기금리인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0.2%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모기지 대출의 고정금리는 장기적인 금리예측을 바탕으로 설정된다.
나나 오츠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모기지 대출은 은행 수익에 있어 주된 부분으로 은행 간 과열 경쟁은 저금리를 부추겨 신용 리스크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모기지 금리 인하에도 은행들은 수익을 전혀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일본 대형은행 중 한 곳인 치바은행의 지난해 순이자마진(NIM)은 1.44%로 2007년의 2.32%에서 대폭 축소됐다. NIM은 금융기관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은행 리스크 확대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기록적으로 낮은 모기지 금리 탓에 각종 비용을 제외하면 수익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일본 정부의 소비세 인상(5%→8%)이 모기지 수요를 축소시켰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일본 모기지 규모는 114조엔으로 전체 은행 대출의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2분기 전체 은행 모기지 대출은 17% 감소했다.
주요 모기지 공급업체인 미쓰이스미모토신탁의 지난 4분기 모기지 가입자수는 전년동기대비 27% 가까이 줄었다. 토요키 사메시마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소비세를 인상하기 전에 주택을 구매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CNBC는 은행들의 경쟁적인 모기지 금리 인하에도 시장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금융권 실적악화는 물론 일본 실물경기 둔화세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경제분석기관 재팬매크로어드바이저는 2012년 기준 개인의 금융기관 대출 규모는 698조9000억엔으로 집계됐으며, 법인은 92조4000억엔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일본 국민들의 소비여력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4년 노동자 1인당 명목임금은 전년보다 0.8% 증가한 월평균 31만6694엔으로 4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실질임금(명목임금에 물가변동을 반영)은 전년보다 2.5% 줄어 3년 연속 감소세가 유지됐다. 감소폭은 리먼 사태가 발생한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열 경쟁으로 모기지 금리가 1%를 밑도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에 실패할 경우, 금융기관들이 대출금 회수불능사태에 빠져 부실채권이 금융 시스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