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구제금융 협상에서 그리스 압박 위한 조치"
[뉴스핌=배효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앞으로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스 은행들이 중앙은행을 통해 ECB의 대출을 이용할 때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제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유럽연합(왼쪽)과 그리스 국기 [사진: AP/뉴시스] |
4일(현지시각) ECB는 성명을 통해 "담보 허용 중단은 유로시스템의 규칙에 따른 것"이라며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ECB는 이번 조치가 그리스 금융기관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그리스 은행들은 여전히 ECB의 긴급 대출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되살아난 그리스 불안에 이날 장중 100포인트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던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 후반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그리스 경제상황을 반영하는 상장지수인 GLOBAL X FTSE GREECE 20 ETF(종목코드:GREK)는 10.39% 하락 마감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ECB가 향후 구제금융 협상에서 그리스에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수석 애널리스트는 "예금자들이 불안을 느껴 뱅크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리스가 트로이카(유럽중앙은행·유럽연합·국제통화기금)와 합의할 경우 ECB가 이번 조치를 되돌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ECB의 움직임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도널드 러스킨 트렌드매크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CB가 그리스 은행들로부터 요청받은 50억유로 규모의 긴급유동성지원(ELA)에 대한 승인을 논의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중대한 사건은 아니다"고 봤다.
ELA는 시중 은행이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을 우려가 있을 때 중앙은행이 자금을 공급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지는 방안이다.
이날 그리스 현지언론인 그릭리포터는 "ECB가 그리스 주요 은행 3곳(알파뱅크·EFG유로뱅크·피레우스뱅크)에 ELA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