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보합권에서 방향성 없는 등락을 반복하던 뉴욕증시가 마감을 앞두고 급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투자심리가 일정 부분 회복된 데 반해 경제 지표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데 따른 경계감이 힘겨루기를 펼쳤다.
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95.48포인트(1.14%) 뛴 1만7360.43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5.89포인트(1.30%) 상승한 2020.88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41.45포인트(0.89%) 오른 4676.6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실망스러웠다. 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5년래 최대폭으로 줄어들면서 경기 전망이 한층 흐려졌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2월 소비자 지출이 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또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0.2%보다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11월 민간 소비 증가율도 기존에 발표된 0.6%에서 0.5%로 하향 조정됐다.
12월 가계 소득이 0.3% 증가해 전월과 같은 수준에 그친 것도 내수 경기의 강한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제조업 경기 역시 저조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월 제조업지수는 53.5로 하락, 전월 수치인 55.1과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54.5를 모두 밑돌았다.
반면 유가가 반등, 장중 배럴당 50달러 선을 밟으면서 투자심리가 일정 부분 개선됐다. 이날 국제 유가는 1.33달러 오른 배럴당 49.57달러에 거래됐다.
타이크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타리크 자히르 매니징 디렉터는 “장 초반 뉴욕증시가 상승 탄력을 보였지만 매물이 쏟아지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며 “국제 유가가 최근 뚜렷한 반등을 보이고 있지만 바닥을 찍었다고 단정짓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BTIG의 댄 그린호스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유가 향방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지만 주가와 유가의 상관관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경제 지표와 관련, 씨티 프라이빗 뱅크의 스티븐 와이팅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경기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연초 이후 지속되고 있다”며 “실상 지난해 초부터 폭설과 혹한 등 기후부터 유가 폭락까지 성장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석유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 유가 상승에 힘입어 엑손 모빌이 4분기 이익 감소에도 1.6% 상승했다. 셰브런 역시 1% 이상 올랐고, 덴버리 리소시스와 체사피크 에너지가 각각 11%와 6%에 이르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인텔이 독일 사물인터넷 칩 업체인 랜틱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고, 전자제품 유통 업체인 라디오셱은 영업점의 절반 가량을 스프린트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15% 폭락했다.
이 밖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6년 예산안에서 풍력 및 태양열 에너지 부문의 세제 혜택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라 퍼스트 솔라와 선에디슨이 각각 5% 이상 급등했다.
코니퍼 증권의 스티브 봄바디어 주식 트레이더는 “투자자들은 지표와 실적을 중심으로 반등의 근거를 찾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