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개월 핵심 물가 추이가 관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1월 인플레이션이 2009년 침체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12월 물가가 마이너스로 꺾인 데 이어 디플레이션이 보다 뚜렷하게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른바 D의 공포가 주변국은 물론이고 독일을 포함한 중심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이를 진화할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데 투자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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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 0.2%로 떨어지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유로존은 또 한 차례 저점을 갈아치웠다.
1월 핵심 인플레이션은 0.6%를 기록해 전월 0.7%에서 하락했다. 이는 1999년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독일 인플레이션이 연율 기준으로 0.5% 내렸고, 스페인은 1.5% 급락했다.
지난 22일 ECB가 QE를 단행하기 앞서 시장 전문가들은 2015년과 2016년 인플레이션이 각각 0.3%와 1.1%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QE가 인플레이션을 각각 0.4%포인트와 0.3%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이다.
ING의 투니스 브로센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가ECB의 QE 단행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수개월 사이 핵심 인플레이션 추이가 내림세를 지속할 경우 ECB의 QE가 이미 늦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벤 브레텔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디플레이션은 주변국 뿐 아니라 중심국까지 확산됐다”며 “통상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은 ‘좋은’ 디플레이션으로 불리지만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도 내림세를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발표된 12월 유로존 실업률은 11.4%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중반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두 자릿수의 실업률이 지속되는 상황에 ECB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기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시장 전문가는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