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투명성위원회 간담회 이례적 참석
[뉴스핌=이연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홈쇼핑 구하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정부가 '갑질' 행태를 보인 TV홈쇼핑을 퇴출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키로 하면서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통과가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1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홈쇼핑 경영투명성위원회 위원들과 간담회에 참석했다.
경영투명성위원회는 공정거래와 소비자권리, 부패문제 등을 논의하려고 롯데홈쇼핑이 지난해 10월 외부전문가를 모아 발족한 자문기구다. 납품비리를 근절하고 협력사와 상생하는 방안을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롯데홈쇼핑이 경영 투명성 강화와 청렴 실천을 위한 체계적인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활동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각 분야의 신망받는 전문가들이 롯데홈쇼핑의 투명경영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에 신 회장도 동의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소진세 롯데그룹 대외협력단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도 참석해 그룹 차원의 지원의지를 드러냈다.
롯데홈쇼핑은 경영투명성위원회를 지원하는 상근 사무국을 설치키로 했다. 사무국은 공정거래전문가와 법률전문가 등으로 구성되며, 롯데홈쇼핑은 연간 50억원 규모의 운영기금을 조성해 사무국 활동을 지원한다.
롯데홈쇼핑 경영투명성위원인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업이 투명경영을 외부 인사에 맡긴 것은 재계 초유의 일"이라며 "롯데홈쇼핑이 고객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롯데홈쇼핑의 재승인이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갑(甲)'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들로부터 금품을 상납 받는 등 고질적인 '갑질'로 지난해 검찰 수사까지 받은 상태다. 이로 인해 당시 대표이사였던 신헌 전 롯데홈쇼핑 사장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고 롯데홈쇼핑의 전·현직 임원들도 줄줄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