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경제발전 소외된 빈민층과 라자팍사 비리의혹이 원인"
[뉴스핌=이영태 기자]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전 보건부 장관이 마힌다 라자팍사 대통령의 3선을 저지하고 스리랑카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스리랑카는 9일 "8일 선거 개표결과 시리세나가 51.28% 득표율을 기록해 47.62%에 머문 라자팍사를 제쳤다"고 발표했다.
비자야난다 헤라트 전임 대통령 언론담담 보좌관은 "라자팍사 대통령이 이날 오전 제1야당인 통일국민당(UNP) 대표인 라닐 위크레메싱게 전 총리를 만나 패배를 인정하면서 순조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2005년 11월 처음 취임해 재선까지 성공한 라자팍사는 지난해 11월 임기가 내년 11월까지 2년 가까이 남았음에도 장기 집권을 위해 조기 대선을 공표했으나 결국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 당선된 시리세나 당시 보건부 장관은 라자팍사의 조기 대선 공표 다음날 집권당인 스리랑카자유당(SLFP)에서 탈당해 통일국민당을 포함한 범야권 대선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
AP통신은 "라자팍사가 한때 동지인 시리세나에게 패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게 결과로 나왔다"며 "지금까지 선거 후 소요사태 등이 발생한 것은 없다"고 보도했다. 또한 "최근 스리랑카 경제가 중국이 주도하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스리랑카는 많은 빈민들이 있고 이들 다수는 버려진데 대해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정권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대통령 임기를 재선으로 제한하고 있는 헌법을 개정한 후 이번에 3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라자팍사는 지난해 11월 과감히 조기 대선을 감행할 정도로 승리를 확신했지만 최근 불거진 각종 비리 의혹 등에 덜미를 잡혀 결국 권좌에서 밀려났다.
야권은 라자팍사 대통령이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값비싼 차관을 들여와서는 이를 은폐한 후 횡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자팍사는 이 외에도 사법부의 독립성 침해, 친인척에 대한 낙하산 인사 등의 혐의로 야권은 물론 여당인 스리랑카자유당으로부터도 비난을 받았다.
새 스리랑카 대통령으로 당선된 시리세나 후보는 1951년 9월 스리랑카 중북부 폴론나루와에서 태어났다.
그는 라자팍사와 마찬가지로 스리랑카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싱할리족이자 불교도다. 이번 대선 전까지는 그다지 주목받는 정치인이 아니었으나 수 차례에 걸친 타밀 반군의 암살 시도를 이겨냈으며 1971년에는 반란 혐의로 2년 동안 옥고를 치르는 등 다양한 위기를 모면하는 강인함을 보였다.
시리세나는 16세 때 SLFP의 청년조직에 가입해 활동했으며 대학 재학 중 반정부 활동 혐의로 투옥되기도 했다. 고향에 있는 로열 센트럴 칼리지에서 농학을 전공한 후 지방정부 공무원이 된 그는 1989년 고향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지금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 2001년부터 SLFP 사무총장을 맡은 그는 2005년 대선에서 같은 당 라자팍사 후보가 당선되자 농업부 장관이 됐으며 2010년부터 보건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시리세나 후보의 측근인사들은 "(그는) 거칠지 않고 온화한 성품을 지녔으며 쉽게 존경심을 유발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