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소추' 거론하며 "비상 탈출 시도"
北 파기한 '군사합의' 근거로 비난 공세
"누더기 옷과 기생충으로 입지 좁아져"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오물풍선 살포로 북한의 열악한 생활상을 드러내는 역풍을 맞았던 김여정이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위기 탈출을 위해 서해 해상사격훈련을 벌였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나섰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은 8일 관영 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우리 사회 일각에서의 '탄핵 소추' 주장을 거론한 뒤 "최악의 집권위기에 몰린 윤석열과 그 패당은 정세격화의 공간에서 비상탈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
그는 이어 "전쟁광들에 대한 내외의 규탄배격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끊임없이 안보불안을 조성하고 전쟁 분위기를 고취하며 나중에는 위험천만한 국경일대에서의 실탄사격훈련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여정이 언급한 '훈련'은 지난달 26일 해병대사령부가 연평도와 백령도 일대에서 벌인 K-9 자주포 해상사격 훈련을 지칭한다.
남북한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에서 군사분계선 인근 지역 포사격 훈련을 중지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대남 적대 노선을 밝히면서 합의 파기를 밝힌 바 있다.
김여정이 북한 스스로 위반‧파기한 합의를 근거로 우리 군의 훈련을 비난하는 억지 주장을 펼친 것이다.
김여정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라는 자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칠성판에 올려놓았다는 사실을 이제는 누구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여정은 "우리 국가의 문 앞에서 노골적으로 벌이는 원수들의 불장난은 그 무엇으로써도 변명할 수 없는 명백한 정세격화의 도발적 행동"이란 비난도 쏟아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잠실대교 인근서 발견된 대남 오물풍선. [사진=합동참모본부] 2024.06.09 |
또 "주권을 침해하거나 선전포고로 되는 행동을 감행했다고 우리의 기준에 따라 판단되는 경우 공화국 헌법이 우리 무장력에 부여한 사명과 임무는 지체 없이 수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남 적대 관계를 주장하면서 '남북이 서로 신경쓰지 말고 살자'고 했던 김정은‧김여정 남매가 우리 내정에 개입해 억지 대남 선동을 벌이는 건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은 이 담화에서 자신이 주도했던 오물풍선 도발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풍선에 담아 보낸 쓰레기와 누더기 의류가 열악한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드러내 역효과를 보였고, 특히 분변에는 기생충까지 발견되는 등의 문제로 국제적 망신을 샀다는 점에서 김여정이 권력 내 입지 회복을 노려 더 거칠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