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독주에 당국·업계 시선 부담
[뉴스핌=전선형 기자] 2014회계연도 사상 최대 순익이 기대되는 삼성화재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금융당국과 업계의 곱지 않을 시선에 부담을 느껴 오히려 순익을 줄이려 고심했던 모습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당기순익이 8362억원으로 2013년 같은 기간 7069억원보다 18%나 증가했다.
이 기조대로라면 삼성화재 지난해 순익은 95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손해보험업계 전체 순익의 절반 수준이다.
이렇게 창사 이래 최대치인 9500억원대 순익이 기대되지만, 삼성화재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순익과 매출이 동반 상승하면서 금융당국과 다른 손보사들의 눈치를 보는 것은 물론 지난해 호실적이 올해 역기저효과로 이어져 실적하락이 나타날까 우려하고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적자가 지속된다며 금융당국에 앓는 소리를 해오던 손보업계에 삼성화재의 사상 최대이익 소식은 당혹스러운 소식”이라며 “당국이 앞으로 손보업계 차보험료 인상 의견에 공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화재 순익은 2조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손보업계 총 순익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며 “독점사업자인 코리안리와 서울보증보험의 순익을 제외하면 약 6000억원을 나머지 손보사들이 나눠먹기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회계연도 손보업계 총 순익은 약 2조3000원 정도로 추산되며 서울보증보험과 코리안리가 올해 각각 4000억원과 1300억원 순익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상위 손보사들의 지난해 1~11월 순익을 살펴보면 현대해상은 2178억원, 동부화재 4072억원, LIG손해보험 1671억원, 메리츠화재 1101억원 등으로 삼성화재 평균 순익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측은 “최근 투자이익이 지난해보다 12% 상승했다”며 “차보험 수익이 줄어든 반면 투자수익이 반등한 효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삼성그룹 보험계열사인 삼성생명의 순익도 2013년보다 크게 늘 전망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누적순익은 1조1950억원에 달했으며 지난해(2014년 1~12월) 총 순익은 1조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의 2013년 1~12월 순익은 9117억원이다.
삼성생명 측은 “지난해 상반기 물산 쪽 지분을 처분한 것과 삼성전자 배당이 두 배 이상 증가한 효과로 순익이 늘어났다”며 “그 외에 이슈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