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장중 10% 폭락, CDS 상승 회사채서 국채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11월 러시아 경제가 5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내년 침체 위기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루블화가 장중 10%에 가까운 폭락을 연출한 한편 회사채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치솟는 등 29일(현지시각) 금융시장이 파열음을 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월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러시아 금융시장 지표[출처:AP/뉴시스] |
이와 별도로 HSBC에 따르면 12월 제조업 생산이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러시아의 경기 하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노데아 은행의 앤더스 스벤드센 애널리스트는 “모든 것이 침체를 향하고 있고, 이는 놀랄 일이 전혀 아니다”라며 “내년 1분기에도 유가가 내림세를 지속할 경우 러시아 실물경기가 더욱 커다란 침체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러시아 정부 역시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서 머물 경우 내년 GDP가 4% 가량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투자자들의 우려가 수치로 확인되자 루블화에 대한 ‘팔자’가 봇물을 이뤘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 기업의 회사채 디폴트 우려가 국채시장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장 초반 뉴욕외환시장에서 루블화는 달러화에 대해 9% 이상 폭락했다. 최근 루블화는 러시아 수출기업들의 외화 ‘팔자’에 힘입어 상승 탄력을 받았지만 경제 지표 악화에 상승분을 토해냈다.
연초 이후 루블화는 달러화에 대해 40% 이상 폭락한 상황이다. 이는 16년래 최대 낙폭에 해당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블라디미르 오사코프스키 이코노미스트는 “루블화는 펀더멘털을 반영해 적정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유가가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는 데다 수출 기업들의 외화 매도 역시 마무리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러시아의 채권시장 역시 적신호를 냈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국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가 발행한 5년 만기 달러화 표시 채권의 CDS 프리미엄이 450bp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말에 비해 세 배 치솟은 수치다.
루미스 세이레스의 피터 마버 이머징 채권 헤드는 “러시아 국채는 투자등급 국채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며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가격 수준에 이른 상황이지만 대다수의 펀드매니저들은 여전히 비중을 늘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