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예산실 공무원들 다수 휴가...모처럼 송년회도 참석
[뉴스핌=김지유·곽도흔·정탁윤 기자] 12년만에 국회가 예산안을 법정시한내 처리한 덕에 정부의 예산관련 공무원과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오랜만에 여유로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휴가를 내 가족여행을 가고, 모처럼 송년회에도 참석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그간 국회는 마지막말까지 예산안 심의 등으로 진통을 겪다가 해를 넘기기 직전이나 새해 첫날 새벽에 예산안을 처리하기 일쑤였다. 이에 관련된 공무원과 보좌진들에게 연말이 없었다.
기획재정부 한 공무원은 24일 "예산실 공무원들은 이번 연말에 휴가를 많이 낸 편"이라며 "그들은 가을부터 내년도 예산안 준비로 밤낮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일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특히 예산실장은 24일과 26일 연가를 내 공휴일 포함 5일 정도를 쉬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타 예산실 국장들도 연말에 하루이틀 휴가를 내고 쉬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원의 보좌진들 역시 새해 예산안 국회 조기 통과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연말을 보내고 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의 보좌진들을 비롯한 국회의원 보좌진들은 해마다 성탄절 전후 연말에는 모두 '비상대기' 였다.
특히 야당은 여당이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하지 못하게 국회 본회의장을 지키느라 더 날선 연말을 보내기도 했다.
한 의원실 비서관은 "예년에는 성탄절에도 예산안 때문에 24시간 대기하는 등 송년회도 못하고 연말다운 연말을 보내지 못했지만, 올해는 그래도 퇴근은 제대로 할 수 있어 좋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의원실 보좌관은 "올해는 세월호 정국 속에 여름휴가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보좌진들도 번갈아 연차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5년도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그렇다면 정부 공무원들과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평소 연월차를 포함한 휴가를 얼마나 사용할까?
기재부에 따르면 공무원들은 내부성과평가 지침에 따라 실·국별 평균연가사용 목표치가 9일이다. 1년 평균 9일 휴가를 내야 하는 것.
또 하계에만 휴가사용이 몰리지 않도록 해당 시기 연가사용 비율이 연간 대비 50%이하여야 한다. 이 둘을 잘지키지 않으면 점수가 깎이는 구조로 훗날 성과급을 받을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연말이라고 해서 길게 휴가를 낼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업무보고, 일상적인 업무량 등이 많기 때문이다.
기재부 모 서기관은 "31일에 연가를 냈는데 휴가를 챙기려고 해도 업무가 과다해 다 챙길 수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회의원 보좌진은 보통 의원 1명당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 유급 인턴 2명까지 모두 9명이 있다. 이들은 모두 입법부에 속한 별정직 공무원 신분이라 연 15일을 기준으로 근무연수에 따라 2년에 하루씩 연차가 늘어난다.
그러나 일이 생기면 주말에도 출근해야 하는 직업특성상 연차를 제대로 쓰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한다.
모 의원실 관계자는 "보좌진들도 다른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연 15일 정도의 연차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쓰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의원이 해외출장 중일 때 상황을 봐서 하루이틀 정도 연차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도 "의정보고서를 제작해야 하고 후원금 모금도 신경써야 해서 여전히 바쁜 것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임시국회 탓에 모처럼 찾아온 여유로운 연말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한 의원실 비서관은 "예산안 조기 통과로 예년보다 한가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임시국회가 열려 쉬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의원실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국회가 열린 경우 대부분 쉬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