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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연차 쓰고 해외여행 떠나요” 연말 여행객에 공항 ‘북새통’

기사입력 : 2014년12월24일 15:52

최종수정 : 2014년12월24일 16:37

성탄절ㆍ신정 징검다리 연차 내면 최대 12일 휴가..해외 여행객 특수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연말 황금연휴를 앞둔 24일 인천공항이 출국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 김학선 기자

[뉴스핌=강필성 김승현기자] 대기업 입사 3년차인 A씨는 올해 처음으로 연말에 연차를 냈다. 그동안 팀장의 눈치를 보며 여름휴가 때나 간신히 연차를 썼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회사에서 대대적인 연차 사용 권고가 내려지면서 징검다리 연휴를 활용한 연차휴가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된 것.

A씨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3박 5일 동남아 여행을 결정했다. 

인천국제공항이 북적이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본격화되는 연말 징검다리 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 특히 내년 1월 1일 신정까지 이용하면 최장 11일을 사용할 수 있는 터라 해외여행 수요는 그 어느때보다도 크게 늘 전망이다. 

24일 오전 기자가 직접 찾은 인천국제공항은 어느 때보다도 설렘이 가득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점도 있지만 26일 징검다리 연휴에 연차를 낸 직장인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더 주효했다. 

출국선 2층에 위치한 식당가에는 거의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고 출국장에 있는 면세점에도 적잖은 여행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이른 아침시간이다 보니 벤치에서 잠을 청하는 여행객들도 드문드문 보인다.

안성에서 왔다는 40대 후반의 중년 부부는 “8박 10일 일정으로 유럽 5개국 여행 예정”이라며 “맞벌이지만 연차휴가를 내고 고교생 두 딸과 함께 여행을 계획했다. 회사 관리직이라 눈치는 보였지만 잘릴 각오로 연차휴가를 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처럼 장기 휴가가 가능했던 것은 크리스마스인 25일, 내년 신정인 1월 1일이 각각 목요일이기 때문이다. 금요일 하루만 연차를 내더라도 4일 연휴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요 기업들은 남은 연차 사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26일, 29~31일, 내년 1월 2일 등 총 5일의 연차를 사용하면 최장 11일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이날 공항에서 만난 대기업 근무중인 30대 직장인은 “24일과 26일 연차를 내고 이번 여행을 준비했다”며 “평사원의 징검다리 연휴기간 연차 사용은 회사에서도 크게 눈치 보지 않고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도쿄에 거주중인 현지 친구와 함께 일본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이날 출국하는 여행객들의 목적지는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이 대부분이었다. 엔저의 영형으로가격이 저렴해진 일본이나 비교적 저렴한 동남아, 중국이 인기 관광지로 꼽히는 듯 했다.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는 점도 연말 여행을 부추기는 요소다.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유류할증료는 지난 4월 32만원에서 이달 19만원으로 13만원이 내려갔다. 그만큼 여행 경비가 싸진 것이다.

실제 이는 여행객의 급증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투어에 따르면 올해 연말 여행객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중 동남아 여행객이 49.1%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고 중국이 21.0%, 일본이 14.6%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적잖게 눈에 띄었다. 공항 곳곳에서는 셀카를 찍는 외국인들과 곳곳에서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인파는 크리스마스인 25일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동남아, 대양주 등 따뜻한 곳과 유학생 수요가 많은 미주노선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올해 해외여행은 사상 처음으로 16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 3명당 1명이 외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지난해보다 7.0% 가량 증가한 수치다.

문화관광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경기가 어려워도 국내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며 “원화 강세를 되돌릴 변수가 없는 한 해외관광 지출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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