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올해 패션업계는 소비심리 위축과 해외 직구 증가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선택과 집중에 중점을 뒀다. 차별화 모색을 위한 브랜드별 다양한 전략도 눈에 띈다.
뷰티업계는 올해 요우커 효과를 톡톡히 본 업종으로 브랜드별로 히트상품 대거 탄생하는 등 이슈가 많았다. 특히 관세청의 무역통계 집계 이후 최초로 수출액이 수입액을 넘어서면서 업계를 고무시켰다.
▲패션업계…해외직구 열풍에 선택과 집중
패션업계는 특정 브랜드에 힘을 쏟는 한편, 부진한 실적의 브랜드는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2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SPA브랜드 에잇세컨즈의 성장이 반갑다. 론칭 첫해인 2012년 매출 600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3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세월호 등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은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제일모직은 2015년 중국 1호점 개장을 시작으로 동남아와 일본, 북미 등 해외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랜드 패션사업부 역시 SPA브랜드를 강화하고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나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 생산 공장 투자를 늘리고, 물류센터 구축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2013년 1조9400억원이던 이랜드 패션사업부 매출은 올해 2조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해외 매출 역시 2013년 2조7000억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측했다.
LF는 최근 여성복 브랜드 ‘TNGTW’와 스포츠 유통 브랜드 ‘인터스포츠’를 철수하면서 수익이 부진한 브랜드는 정리하고 주력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내실을 다지면서 온라인, 편집숍 등 고객 소비 패턴을 반영한 판매 채널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패션업계의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자구책은 해외직구가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의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 해외직구 참여는 국내 직수입 및 라이센스 브랜드의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해 4만여건이던 한국의 해외 직구는 8만여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직구 규모도 지난해 1조 1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패션업체들은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쏟는 분위기다.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재오픈한 코엑스와 편집숍 형태의 롯데월드몰은 ‘국내 최다·최대·최초’라는 타이틀로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는 직구 등에 맞선 패션업계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는 양상이다.
▲요우커, K-Beauty 이끌어…국내 화장품 싹쓸이
뷰티업계는 올 한해 중국인들의 제품 구매력이 폭발적이었던 가운데 에어쿠션, 마스크팩, 달팽이크림, CC크림 등 브랜드별 히트상품이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중국·프랑스·미국·아시아)은 2011년 3272억원에서 2012년 4226억원, 지난해에는 5399억원으로 지속 상승 추세다. 특히 지난해 중국 매출은 3387억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LG생활건강은 한방브랜드 ‘후’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면세점 판매 1위에 등극한 바 있다.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면세점 판매 품목 중 매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방한했던 펑리위안 여사가 이 브랜드를 즐겨 쓴다는 소문이 돌면서 중국인 구매가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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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관세청] |
또 브랜드별 특정 아이템의 인기가 두드러지는 한 해였다. 국내 제품 가운데 에어쿠션을 비롯해 마스크팩, 달팽이크림 등은 중국인들에게 베스트셀러 아이템으로 꼽힌다. 아이오페는 에어쿠션 단품만으로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또 잇츠스킨의 달팽이크림은 지난 11월 한 달 동안 50만개 이상이 판매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보였다.
이 같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서울과 부산, 제주지역에 시내 면세점을 신설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만큼 화장품 매출의 고성장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을 필두로 화장품 업계 매출은 당분간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면제점 뿐만 아니라 명동, 강남 등 개별 브랜드숍까지 매출 확대는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