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면접에 3시간만 소요, 민영화 질문 중심
[뉴스핌=한기진 기자] '1시간'만의 결정이었다.
5일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광구 부행장(개인영업본부)을 차기 행장으로 결정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후보 세명에 대한 면접을 끝내고 행추위원들은 짧은 논의만 하고 이 같은 결정을 했다. 항간에 떠도는 내정설과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의 모임) 지원설이 틀리지 않았다고 추측할 수 있는 장면이다.
이날 행추위 면접은 김승규 우리은행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이광구 부행장을 각각 불러 진행했다.
첫 면접이 시작된 시간은 오후 2시 10분경으로, 각 후보별로 1시간씩 배정됐다. 이 짧은 시간에 행추위 위원 일곱명은 주로 우리은행 민영화와 금융 환경 등 당면과제에 대해 물었다.
이날 면접에 응한 모 후보는 "진지한 분위기속에 우리은행의 현안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질문들로, 이순우 현 행장이 참가했던 지난번 행추위 면접때도 같은 질문이었다.
당시 이순우 행장과 경합을 벌였던 전직 우리은행 임원은 "민영화에 대한 질문을 했고, 나름대로 준비해간 은행 발전 방안을 프리젠테이션을 했다"고 전했다.
행추위가 던지는 질문이 난이도가 낮고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답변에서도 큰 점수차이가 벌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면접은 오후 5시를 조금 넘겨 끝났고 잠시 휴식후 행추위 위원들은 논의를 1시간도 하지 않고 6시 20분경 최종결정을 내렸다. 면접결과를 채점하는데 1시간도 걸리지 않고 만장일치로 차기행장을 결정했다.
내정설이 맞다는 의혹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내정설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어느 시절에나 내정설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누가 내정돼 있었다, 누가 뒤에 있더라는 말을 할 뿐"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행추위를 지켜본 금융인들은 고개를 젓는다. 내정된게 아니고서야 후보 선정에 너무 짧은 시간이 걸려서다.
우리은행 한 직원은 "민영화가 실패하고 예보와 MOU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졌는데, 행장 후보 선임과정마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광구 행장 내정자는 1957년 충남 태생으로 천안고등학교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9년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서강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과 동문들로 구성된, 서금회의 지원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