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현 행장 연임 포기
[뉴스핌=한기진 기자]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1일 전격적으로 연임을 포기하면서, 차기 행장 구도가 이광구 부행장(개인고객본부)으로 기울고 있다. 연임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순우 행장의 결단 이유가, 이미 판세가 기울었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2일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행장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후보에는 우리은행 전현직 임원들로 좁혀졌는데, 이광구 부행장은 사실상 결정됐다.
또한 이 부행장과 경합할 인물로 이동건 현 수석부행장과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전현직 수석부행장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
<(왼쪽부터) 이동건 수석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이광구 부행장> |
우리은행 2인자 자리인 수석부행장 위치는 차기 은행장으로 가는 직통열차였다. 이순우 행장, 이종휘 전 행장 모두 수석부행장에서 곧바로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김양진, 이동건 전현직 수석부행장은 이순우 행장 시절 사람들로, 우리은행의 최근 사정에 대해 밝다는 점에서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광구 부행장이 최근 금융권 인사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다. 이 부행장은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홍콩지점장과 경영기획본부 부행장 등을 지냈다.
또한 과거 우리은행 행장은 은행 전신인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가며 할 정도로 양 은행간 파워게임이 작용했지만, 이번에는 그 힘이 희석됐다는 점에서 서금회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동건 수석부행장은 경북고등학교,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한일은행에 입행해 영업본부장, 상무, 집행부행장을 거쳤다.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은 휘문고·서울대를 졸업한 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런던·대방동지점장과 시너지팀장, 중소기업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업무지원본부장, 시너지추진본부장, 수석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오는 5일 결정된다.
한편, 이순우 행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연임 없이 은행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행장은 “여러분과 함께 해온 민영화를 위한 발자취를 돌이켜볼 때 이제 저의 맡은 바 소임을 다 한 것으로 여겨져 회장 취임 시 말씀 드렸던대로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때”라고 퇴임 의사를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