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콘텐츠+앱 마켓+게임'…구글 영향력 축소 위한 연대 강화
[뉴스핌=이수호 기자] 유럽 의회가 구글 분할 결의안(검색-기타 사업)을 통과시킨데 이어, 국내에서도 구글 독점에 대한 해법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MBC와 S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사는 구글의 유튜브 방송 중단을 선언하고 영상 콘텐츠 플랫폼 주도권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지상파에 이어 채널A, JTBC, MBN, TV조선 등 종합편성채널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합류했다.
이로써 향후 국내 방송사가 제작한 3~5분 가량의 '쪼개기 영상'을 유튜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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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유튜브 영상> |
이들은 유튜브 대신 네이버를 새로운 사업 파트너로 정하고 콘텐츠 유통에서 토종 기업들의 역량을 결집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적은 네이버의 플랫폼 이용료 덕분에 구글에 떼어주던 막대한 비용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실제 국내 콘텐츠 관련 수익만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은 상대적으로 클릭 수가 높은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의 송출이 중단됨에 따라 일정 수준의 광고 매출 타격이 예상된다. 반면 구글에 영상 시장을 내줬던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국내 포털 업계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영상 콘텐츠 시장 뿐만 아니라 구글스토어에 대항하는 국내 앱 마켓 업체들의 생존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네이버와 T스토어 등 토종 앱 마켓은 구글스토어보다 수수료를 낮추고 일부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는 등 구글이 독점한 앱시장을 견제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앱스토어는 앱 가격의 10%만 수수료로 받는다. 나머지 80%는 개발사에 돌려주고, 10%는 이용자에게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 구글플레이나 앱스토어가 수수료 30%를 받아가는 것과 비교하면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상대적으로 크다.
SK플래닛이 운영하는 T스토어 역시 결제 금액의 일부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준다. 결제 금액의 최대 13%까지 적립해 이를 'T스토어 캐시'로 돌려주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구글 플랫폼의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게임 시장 역시 구글 독점을 탈피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PC와 모바일게임 1위 업체 엔씨소프트, 컴투스-게임빌은 자체 플랫폼을 본격화해 더 이상 구글 스토어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30%에 이르는 수수료 탓에 개발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년부터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구글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 게임과 PC 게임의 연동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컴투스-게임빌의 플랫폼 하이브는 이미 올해 하반기부터 자리를 잡고 게임 콘텐츠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국내 IT 생태계 보호를 위해 구글 독점을 막아야한다는 움직임이 정치권에서 일었지만 아직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토종 기업들이 뭉쳐 앱 선탑제 논란, 과도한 수수료, 토종 기업에 대한 세금 역차별 등 다양한 부작용을 극복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유럽의회는 반독점 행위를 제재하고자 구글을 인터넷 검색 서비스와 기타 사업으로 분할하도록 요구하는 결의안 내용을 표결에 부쳐 압도적인 지지와 함께 의결했다.
유럽 검색시장의 90%를 차지하는 구글의 IT 독점 탓에 미국과의 외교적 마찰에도 불구하고 구글 분할을 추진한 것이다. 실제 구글은 지난 2010년 경쟁사들로부터 지배력 남용 혐의로 제소돼 EU 규제 당국의 조사를 꾸준히 받아왔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