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행원부터…승진 못하면 기본급 상승 멈춰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국민은행이 앞으로 입사할 신입 행원부터 동일 직급의 기본급에 일종의 캡을 씌우는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기본급은 호봉제로 운영돼 한 직급에서 승진하지 못하면 일정 기간 근무한 이후로는 더는 오르지 않도록 한계를 두는 것이다.
이는 직접적으로는 국민은행의 '비용통제'수단이자 넓은 의미에서는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구조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4일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측에서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를 갑자기 시행했다"며 "현재 직원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노사합의가 필요하니 노사합의가 필요 없는 새로 입행하는 직원들부터 적용하겠다고 하면서 바로 해버렸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기본급이 15단계 호봉제로 운영되고 기본급 등급은 3년에 한 단계씩 올라간다. 승진(직급 상승)하지 않더라도 3년마다 기본급이 올라가는 구조다.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직급마다 근속연수 상승에 따라 자연스럽게 상승하던 기본급에 제한을 두는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 평직원의 직급체계는 LO(신입 행원)~L1(계장, 대리)~L2(차장, 과장)~L3(팀장, 지점장)~L4(선임 지점장)의 5단계로 구분돼 있다.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가 시행되면 승진을 하지 못하는 한 LO는 기본급이 5등급까지, L1은 7등급까지, L2는 9등급까지, L3는 13등급(지점장 기준)까지, L4는 15등급까지 상승하는 것이다.
시중은행 한 인사부장은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는 비용 통제 방안이 된다"며 "승진이 되지 않더라도 연차가 올라가면 급여가 올랐던 것이 일정 연차가 지나면 기본급이 멈추게 되는 것"이라며 "넓게 보면 승진이 안 돼 급여가 오르지 않는 이들을 자발적으로 나가도록 유도하는 암묵적 신호"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HR 관계자는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 시행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취지는 개인 성과와 역량이 아닌 연공에 따른 급여상승과 직원의 동기부여가 미흡한 현실을 개선하자는 차원이고,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제도"라며 "갑자기 시행한 게 아니라 계속 인사부와 직원만족부에서 고민을 해왔고 노조에게 충분히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