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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획정, 與 "차분히" vs 野 "조속히"…속내는?

기사입력 : 2014년10월31일 15:48

최종수정 : 2014년10월31일 15:54

향후 전반적인 선거 개혁·국회의원 정수조정 등 줄다리기 예상

[뉴스핌=함지현 기자]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현행 3:1에서 2:1로 바꿔야 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여야의 셈법이 복잡하다.

여야는 이번 헌재의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긴 했지만 여당보다는 야당이 이번 결정을 조금 더 반기는 분위기다.

여야는 선거구 획정을 위한 논의 착수 시기를 놓고 시각차를 보였다. 여당은 시간을 두고 차분히 하자는 뜻을 밝힌 반면 야당은 당장 논의에 착하자고 촉구했다.

                                                              ▲ 국회 본회의장 모습.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원장·간사단 연석회의에서 "헌법재판소에서 선거구획정 헌법 불합치 관련한 문제 때문에 대단히 정치권이 어수선하다"며 "이 문제는 차분하게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면서 의원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미룰 이유가 없다"며 "당장 정개특위를 가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의에 돌입할 시기를 어떻게 주문하는지가 선거구 획정 자체에 대한 호불호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인 셈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경제 활성화' 법안을 통과시키고 내년도 예산안을 짜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선거구 획정 문제가 정치권의 핵심 이슈로 등장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번 헌재의 결정이 결국에는 여당보다 야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와 닿아있다.

올 9월 말 기준으로 이번 헌재의 결정에 따라 지역구가 조정돼야 할 선거구는 총 62곳이다. 이 중 현재 선거구 기준으로 본다면 서울 1곳, 경기도 16곳 인천 5곳이 늘어나게 된다. 충청지역은 변화가 없고 호남에서 4곳이 줄어들고 부산 1곳, 경상도 3곳이 줄어들게 된다.

여야의 텃밭으로 볼 수 있는 영호남의 의석수가 모두 줄어드는 대신 수도권의 수가 늘어나게 되는 셈인데, 수도권은 야성이 강하기 때문에 야권에 좀 더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목진휴 국민대학교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여야로 따지고 보면 야당은 좀 웃고 여당은 걱정일 것"이라며 "(의석이) 호남에서도 줄어들고 영남에서도 줄어든다고 하지만 수도권이 결국 늘어나게 된다. 수도권은 야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야당이 웃음을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 전반적인 선거 개혁·국회의원 정수조정 등 줄다리기 예상

향후 논의가 본격화 되면 여야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야권은 벌써 중대선거구제나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등 전반적인 선거제도의 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의원은 "이번 헌재판결을 계기로 정치혁신의 큰 틀에서 선거 제도의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며 "차제에 승자독식 소선거구제도가 초래하는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완화하고 약화되는 지역 대표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같은 제도의 도입에 적극 찬성하지 않아왔기 때문에 향후 논쟁이 벌어질 개연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정수를 어떻게 조정할지도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지역구 의석이 총 12개가 늘어나게 된다. 이를 놓고 국회의원 총 수를 늘릴지, 비례대표를 줄이고 지역구 의원 수를 늘릴지, 혹은 다른 방법이 있을지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현직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지도 과제로 남아있다.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도 이같은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향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 의원은 "선거구제를 소선거구제할지 중대선거구제로 할지는 항상 나오는 숙제기 때문에 추후 다 거론이 될 것"이라며 "현재보다 지역구 의석이 12석 늘어나야 하는데 전체 의석수를 늘이지 않으면 비례대표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 문제도 숙제"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자문위원회의 성격을 갖는 선거구획정 조정위원회에서 논의가 될 텐데 정치권에서도 특위를 만들어서 선거구 획정 뿐 아니라 비례대표 문제, 선거구 문제 등을 논의하지 않겠느냐"며 "상당히 소용돌이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구획정위원회는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학계·법조계·언론계·시민단체 및 선거관리위원회가 추천한 사람 중 11인 이내로 구성된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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