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돼지고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예년과 달리 삼겹살 가격이 돼지고기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 돼지고기 가격을 좌우하던 삼겹살의 소비가 부진해지며 수요가 줄어든 반면, 저지방 부위의 수요는 점차 늘어나면서 저지방 부위 가격이 돼지고기 전체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0월 들어(10/1~10/20) ‘돼지고기(1kg/탕박)’의 평균 도매가격은 4581원으로 지난해 동기간 대비 40.2% 가량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10월(1~2주)들어 삼겹살 도매 가격은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0.8% 상승)이며, 앞다리, 뒷다리, 안심 등 저지방 부위의 도매 가격이 전년 대비 23~60%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웰빙 및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지방 함유가 높은 삼겹살 대신 앞다리, 뒷다리, 안심 등 저지방 부위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11년 일본 원전 사태와 올해 초 A.I로 인한 수산물 및 가금산물의 대체효과가 발생한 점과, 햄과 소시지 등의 즉석제조 및 판매가 가능해진 점 등도 돼지고기 저지방 부위의 수요를 증가시킨 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올해 9월까지 ‘삼겹살’ 매출은 전년 대비 -6.1% 감소한 반면, ‘앞다리’, ‘뒷다리’, ‘안심’ 등 주요 저지방 부위의 매출은 각 18.9%, 3.7%, 9.2% 늘었으며, 저지방 부위 전체 매출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11.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주 롯데마트 축산 MD(상품기획자)는 “과거 삼겹살 가격의 등락에 따라 돼지고기 가격이 좌지우지됐던 것과 달리, 지금은 저지방 부위의 가격이 돼지고기 가격을 결정짓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국내산 삼겹살 소비촉진을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