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자율협약 체결을 앞둔 동부제철과 KDB산업은행이 국정감사에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동부그룹 측은 산은이 자산에 대한 평가를 지나치게 가혹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사재출연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산은 측은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는 대주주에 대한 감자는 적절한 조치며 사재출연 없이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부여할 수 없다고 맞섰다.
홍기택 KDB산업은행장과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21일 산은 본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일부 의원은 산은이 동부그룹에 끌려다니면서 자율협약 및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것을 지적한 반면 몇몇 의원은 산은이 주도한 동부 패키지 매각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6개월의 시간이 허비된 점을 문제 삼았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지는데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인 동부제철 자율협약 체결은 미뤄지고 있다"며 "주인없는 은행인 산은이 돈을 빌려주고도 기업에 쩔쩔 맨다"고 지적했다.
홍 행장은 "동부제철은 실사결과 자본잠식이 5000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대주주 주식에 대한 권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본잠식 상황에서 경영에 책임있는 대주주에 대한 100대1 감자는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홍 행장은 "동부제철 자율협약을 개시하면서 사재출연을 요구했었는데 회사측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답했다.
당초 동부제철과 산은은 지난주 자율협약을 맺을 계획이었지만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을 줄 것인가를 두고 양측이 맞서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인으로 참석한 신해철 동부CNI 컨설팅부문 대표는 "동부제철의 경우 억울하지만 100대 1의 감자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땅값을 감정가로 하느냐 공시지가로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장부가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채권단이 실사를 공시지가로 해 가혹하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의 사재출연 문제도 산은이 김 회장에 대한 근저당을 풀어준다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 행장은 "공시지가로 평가한 부분은 전체의 극히 일부분"이라며 "일부를 가지고 전체를 호도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