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준영 기자] 태양광 업체인 OCI와 한화케미칼의 주가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ELS 낙인(knock in)과 유가하락에 따른 심리적 악재를 꼽았다.
ELS 낙인은 원금 손실 발생 구간을 설정해 만기전까지 주가가 손실 구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한 약정된 수익을 지급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OCI와 한화케미칼의 ELS 낙인 상품은 대부분 만기가 2년이고 원금 손실 발생 구간은 기준 주가가 40% 하락한 경우라고 밝혔다.
지난 2012년 10월 OCI와 한화케미칼이 출시한 ELS 낙인의 손실 발생 구간은 각각 10만원대, 1만3000원대다. 지난 16일 OCI 주가는 8만9500원, 한화케미칼은 1만1600원으로 마감해 낙인 손실 구간에 있다.
이에 증권사들이 OCI와 한화케미칼의 ELS 낙인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 또는 파생상품을 처분하고 있어 주가가 계속 하락 중이라는 의견이다.
황 연구원은 "최근 OCI와 한화케미칼의 주가가 더욱 하락하는 원인은 ELS 낙인 물량 때문"이라며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모듈의 가격은 변동이 없기에 태양광 기업들의 펀더멘탈이 나빠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OCI 경우는 ELS낙인 물량이 대부분 처분돼 이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는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6일까지 OCI의 ELS낙인 물량이 대부분 소화돼 이로 인한 주가의 수급상 우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6개월 OCI, 한화케미칼 주가변동 추이 |
유가하락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대한 심리적 부담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하락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중요성과 지원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의 저렴한 이용료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진다"며 "지금처럼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부도 신재생에너지 지원의 중요성을 부각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하락으로 태양광 에너지의 메리트가 줄 것이라는 심리적 악재가 OCI와 한화케미칼 주가 하락의 한 원인이라는 의견이다.
그는 이어 "유가하락으로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지면 태양광 에너지 기업들의 생산물인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모듈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 가격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1월물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0.06달러 내린 81.78달러를 기록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던 올해 6월초와 비교해 2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런던 ICE의 북해산 브렌트유(Brent)도 전일보다 1.26달러 내려 83.78달러에 마감했다. 두바이유(Dubai) 현물은 전일대비 3.11달러 하락한 84.2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한 이유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원유 수요 증가율이 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증가율은 감소하지만 산유량이 줄지 않는 점도 유가하락의 원인이다.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와 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9월 산유량은 전월 대비 40만2000배럴 늘어난 일평균 3047만배럴을 기록했다.
박연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최근 유가하락이 태양광 기업들의 실적과는 직접적 연관성은 없지만 심리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이 줄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유가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석유 수요는 늘지 않지만 공급은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형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80달러 밑으로 내려가게 되면 하락속도는 완만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낮은 석유제품 가격으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자동차를 비롯한 전 산업의 에너지소비 효율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수요 증가폭이 미미할 것"이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중 일부는 감산을 통한 가격지지보다 증산을 통한 재정확보와 점유율 사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