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 에반스의 호쾌한 액션이 돋보이는 영화 '드라큘라:전설의 시작' [사진=UPI코리아] |
8일 개봉하는 ‘드라큘라:전설의 시작’은 투르크제국 술탄의 거대한 힘에 맞선 왈라키아 공국 영주 블라드 체페슈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설 속의 인물로 알려진 드라큘라는 1897년 브람 스토커의 동명 소설 속 주인공이다. 루마니아 역사 속에 실존했던 블라드 체페슈는 투르크제국군을 격퇴한 영웅으로 기록됐다. 소설은 적을 장대에 꽂아 서서히 죽인 블라드 체페슈의 잔혹함을 부각하기 위해 뱀파이어라는 판타지를 가미해 흥미를 더했다.
영화 ‘드라큘라:전설의 시작’은 투르크제국 술탄의 볼모로 끌려가 소년시절을 보낸 왈라키아 영주의 아들 블라드 체페슈가 트란실바니아로 돌아온 뒤를 다뤘다. 깊은 산 동굴에서 괴물의 습격을 받은 블라드 체페슈는 소년 1000명을 바치라는 술탄의 요구에 고민에 빠진다. 자신의 아들까지 바쳐야 할 위기에 몰린 그는 절망에 빠진 트란실바니아를 구하기 위해 동굴 속 악의 화신을 다시 찾아간다.
‘드라큘라:전설의 시작’은 지금까지 등장한 드라큘라 영화와 달리 블록버스터급 액션으로 좌표를 잡았다. 1992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걸작 ‘드라큘라’가 피에 집착하는 흡혈귀의 그로테스크함에 중점을 뒀다면, ‘드라큘라:전설의 시작’은 호쾌하고 장대한 힘과 힘의 대결에 집중했다.
강인하고 화려하며 섹시하기까지 한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루크 에반스 [사진=UPI코리아] |
특히 뱀파이어가 햇빛에 노출돼 부서져 흩어지는 연출은 역대 드라큘라 영화 중 최고 수준이다. 웨슬리 스나입스의 흡혈액션 ‘블레이드’의 그것도 괜찮았지만 ‘드라큘라:전설의 시작’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효과를 자랑한다.
‘호빗:스마우그의 폐허’에 등장했던 배우 루크 에반스의 변신은 꽤 성공적이다. 주인공 블라드 체페슈를 연기한 그가 핏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전장을 누비는 장면들은 객석을 전율케 한다. 루크 에반스는 시원한 액션은 물론 트란실바니아를 위해 흡혈귀가 된 블라드 체페슈의 깊은 인간적 고뇌도 훌륭하게 소화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다소 엉성한 영화의 짜임새. 이야기의 전체적 흐름은 나무랄 데 없으나 가끔 앞뒤가 맞지 않는 전개가 거슬린다. 다만 이 부분은 개리 쇼어 감독이 이제 막 장편 영화에 입문한 새내기라는 점에서 너그럽게 헤아릴 만하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