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142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건설사에 택지를 분양한 뒤 받지 못한 땅값이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토지 분양대금 1200억원을 3년 가까이 연체한 I건설사에는 연 4%대 연체 이자만 받고 있어 특혜 논란도 나오고 있다.
LH는 지난해 이재영 사장 취임 이후 토지와 주택 판매를 촉진해 대규모 적자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팔린 땅의 분양대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 적자해소 계획이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 의원(새누리당, 서울 노원갑)이 LH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LH는 34개 업체에 대해 토지 분양대금 총 6094억원을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 받아야할 연체이자만 1084억원이 넘었다.
땅값 연체 업체 가운데 8곳은 2년이 넘도록 땅값을 내지 않고 있다.
H건설은 경기 김포한강신도시에서 공동주택용지 2개 블록을 분양 받은 후 땅값 총 657억원을 약 50개월간 연체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체이자만 227억원에 달한다. H건설은 땅값을 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해약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LH의 설명이다.
S건설은 지난 2008년 6월 양주옥정지구 공동주택용지를 1423억원에 분양받았다. 이 회사는 계약금 142억원을 낸 뒤 지금까지 5년이 넘도록 960억원을 연체 중이다. LH는 이 회사에 36%의 연체이자율을 적용해 512억원을 연체 이자로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리대금 수준의 이자라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반대로 턱없이 이자를 낮춰 준 사례도 있다. 지난 2011년 7월 경기 파주운정1지구 공동주택용지를 3438억원에 분양받은 I건설은 계약금(344억원)을 낸 후 지금까지 32개월간 1291억원을 연체하고 있다. 하지만 LH는 이 업체와 4% 연체 이자율을 적용키로 계약했다. 때문에 지금까지 이 업체의 연체 이자는 138억원에 머물고 있다.
이노근 의원은 "하루 부채가 4조가 넘는 빚더미 LH가 수천억 원대 택지분양대금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또 연체 업체에 대해 원칙 없는 대금 회수 정책으로 업체들의 불만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회수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