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황금시대'의 주인공 탕웨이 [사진=판씨네마] |
16일 개봉하는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는 일본의 침략으로 중국이 격동하던 시기, 오직 글로만 세상과 소통했던 작가 샤오홍의 이야기를 담았다. 탕웨이가 주연한 ‘황금시대’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튿날인 3일 부산에서 공개돼 이미 관심을 집중시킨 기대작이다.
‘황금시대’의 주인공 샤오홍(1911~1942)은 ‘생사의 장’으로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다. 그는 꾸밈없으면서 화려한 문체, 강단 있는 문장, 그리고 거침없는 필력으로 최고의 천재로 꼽혔지만 사랑에 집착한 비련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영화 '황금시대' 중후반 이후 다양한 패션을 선보이는 탕웨이 [사진=판씨네마] |
사실 지금까지 샤오홍을 다룬 영화는 적지 않다. 지난해에도 후오지엔치 감독의 ‘샤오홍’이 개봉했다. 허안화 감독은 다른 영화들이 샤오홍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것과 달리 인간으로, 문인들의 친구로, 비련의 여인으로 살다 간 샤오홍에 주목했다. 때문에 ‘황금시대’는 샤오쥔과 이뤄질 수 없었던 샤오홍의 비탄을 잘 살렸다. 샤오홍의 비극적 삶을 서정적 화면에 담아낸 ‘황금시대’의 색채도 인상적이다.
김태용 감독의 새 신부 탕웨이의 연기는 ‘황금시대’를 통해 또 한 번 진보했다. 일단 감정연기가 무척 안정적이다. 촬영이 진행된 5개월간 샤오홍으로 살았다는 탕웨이는 문학적 자질을 질투한 샤오쥔과 애증관계를 폭넓은 감성으로 표현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영화 중후반부터 도드라지는 탕웨이의 다양한 패션과 헤어도 볼거리다. 샤오홍이 일본으로 떠날 때 탕웨이의 헤어스타일은 무척 사랑스럽다.
영화 '황금시대'의 두 주역 탕웨이(왼쪽)와 풍소봉 [사진=판씨네마] |
‘황금시대’에서 허안화 감독이 보여주는 영화 진행방식도 주목하자. ‘황금시대’는 샤오홍의 일생을 정방향으로 나열하는 가운데, 루쉰, 딩링 등 시대를 풍미한 작가들의 회고를 곳곳에 끼워넣어 다큐멘터리 느낌이 강하다. 이 장치는 마치 샤오홍의 이야기 속에 관객이 들어간 듯 현장감을 줘 몰입을 돕는다. 다만 3시간에서 딱 2분 모자란 ‘반지의 제왕’급 러닝타임이 부담스러운 관객도 있겠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