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환 작가는 "중년예찬은 대한민국을 먹고 살게 만든 7080세대의 기록이자 중년을 위한 응원가"라며 "인생 후반전은 고생한 자신을 위해 행복하게 살라"고 말했다. [사진=김학선 기자] |
30년간 경제 관료로 재직하며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고 지켜봤던 이철환 작가(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7080세대'에 바치는 책을 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철환 작가는 "당나라의 시성 두보(杜甫)는 '곡강시(曲江詩)'에서 인생 칠십 고래희 (人生七十 古來稀)라고 했는데 그 당시에는 70까지 사는 사람이 매우 드물었다. 그런데 요즘엔 평균수명이 이미 80세가 넘어서 청춘과 중년의 생애주기대가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지금 40대는 여전히 청춘의 시기이며 중년은 50~60대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책에서 말하는 '중년'도 6.25전쟁 전후 태어난 사람들과 베이비부머 세대 등 소위 7080 세대를 일컫는다.
책에는 중년들의 삶을 담담히 기록하면서도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조언도 담겨 있다.
"'아, 그때 그런 일들이 있었지. 바쁘게 살다 보니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네!'하며 잠시 추억에 잠기는 시간을 나누고 싶었고, 중년들이 가족과 나라를 위해 바친 열정과 희생, 이런 것들을 한번 정리하고 기록해보고 싶었다. 중년을 위한 응원가라고나 할까..."
그가 말하는 '중년론'에 대해 들어봤다.
-책에서 말하는 중년의 의미는?
인생 여정을 흔히들 유아, 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로 나누고 있다. 국어사전에서는 청춘을 20대 전후, 중년을 40대에서 50대 초반까지의 연령층에 속한 사람이라고 정의하는데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나 '연령대 구분'이 실제와 차이가 많이난다. 요즘은 40대는 '청춘', 50~60대는 '중년'이라고 해야 맞다. 책에서 말하는 중년도 6․25전쟁 전후 태어난 사람들과 베이비부머 세대 등 소위 '7080 세대'를 지칭하는 것이다.
-'중년예찬'은 중년에 대한 헌사같다.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
지금 중년세대들이 지난날을 돌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 책을 읽는 중년 독자들은 과거의 일들을 돌이켜보며 입가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혹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할 것이다. 또 우리 중년들이 가족과 나라를 위해 바친 열정과 희생, 이런 것들을 한번 정리하고 기록해 보고 싶었다. 지금의 중년들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많은 공헌을 한 세대들이다. 이 책은 중년을 위한 응원가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후반전을 살아가야 할 시점에 와있는 우리 중년세대들이 남은 생을 잘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나눠보고 싶었다.
-중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경제, 건강, 소통, 취미, 종교 등이 조화를 이뤄야 행복한 중년생활을 보낼 수 있다.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하면 삶이 윤택해지기 어렵다. 다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으라면 건강이다. 건강은 자신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사람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또한 부부간의 정이 건강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부부란 가장 중요한 친구이자 보호자이고 심지어는 종교까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년에게 돈이란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접어들면 더 이상 돈을 벌기가 힘들다. 따라서 젊었을 때 벌어놓았던 것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그 돈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돈이 얼마나 있어야 노년이 행복할까 고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인생의 후반기에 접어든 중년부터는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갈까하는데 신경을 써야한다.
-책에 첫사랑 이야기를 과감하게(?) 공개했는데
집사람도 사람이고 여자라 첫사랑 대목을 읽고 굉장히 기분나빠했다. 아내에게 '이 부분은 팩트(fact)를 기반으로 한 픽션(fiction)인 팩션(faction)'이라고 설득했다. 가까스로 마음을 돌려 첫사랑 이야기가 살아남았다. 아내 마음을 달래주려고 책의 끝부분에 아내에게 충성(?)을 맹세하는 부분을 포함했다.(웃음)
-책에 들어간 풍경사진이 작품사진처럼 멋있다. 직접 찍은건가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 찍는 게 취미가 됐다.
-'타임머신'을 타고 청춘으로 되돌아 간다면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마음껏 세상을 떠돌아 다닐거다. 다양한 언어를 익히고 악기도 연주하고 싶다. 직업은 세상 이곳 저곳을 다니며 역사와 문화 그리고 풍물을 소개하는 여행 칼럼니스트를 하고 싶다. 또 ‘냉정과 열정사이’, ‘레터스 투 줄리엣(Letters to Letters to Juliet)’ 같이 엇갈린 인생을 소재로 한 멋진 영화를 하나 만들어 보고 싶다. 욕심이 너무 많나?(웃음)
-중년과 청년에게 하고 싶은 말은?
중년들은 정말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들이다. 그들의 땀과 눈물과 피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가 있었다. 그들의 노고에 대해 따뜻한 격려와 힘찬 응원가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이제 자신들의 남은 삶을 행복하게 꾸려나가기를 바란다.
청춘은 인생의 황금기이다. 청춘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청년들이여, 청춘을 최대한 즐기고 또 유익하게 보내라.
[뉴스핌 Newspim] 김인규 기자 (anol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