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최고가 대비 30% 가량 하락하면서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한 개인들은 조기상환하기 힘들 게 됐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들은 '녹인' (원금손실한계선 진입) 가능성을 염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전부지 매입 이슈로 타격을 받은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1일 19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2013년 10월 26만5000원에서 3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6개월 전에 비해서도 25% 가량 떨어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3월과 4월 현대자동차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공모와 사모를 합쳐 각각 40개, 30개다. 금액으로는 3월 322억원, 134억원이다.
ELS 상품은 일반적으로 투자금의 95% 정도를 채권에 투자에 이자(통상 6% 내외)를 얻고 나머지 5%의 금액으로 주식에 투자한다. 그리고 기초자산 가격이 6개월 후 진입 시점보다 95%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조기상환된다.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다시 6개월 후 주가를 최초 기준가와 비교한다. 이런 식으로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발생하는데 보통 최초 기준가격의 95%(6개월, 1년), 90%(1년 6개월, 2년), 85%(2년 6개월, 3년) 단위로 설정된 경우가 많다.
문제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하향 추세를 보이면서 계속 조기상환 기회를 놓치면서 녹인 배리어 구간에 진입하는 것이다.
상품 설계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ELS는 기초자산의 주가가 55~60% 아래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면 40%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동안 누적됐던 손실이 일순간에 현실화되기 때문에 이를 '녹인'이라 부른다. 고객 입장에선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히는 심정이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현대중공업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중 녹인으로 손실이 났거나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현대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도 최근 주가 하락으로 6개월 전 가입자의 경우에도 조기상환 기회를 상실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4월 경 150만원대 중반에서 움직였지만 최근에는 117만원대다. 20% 이상 하락한 셈이다.
5월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총 33개 종목, 248억원다.
KDB대우증권 심상범 수석연구원은 "ELS 상품은 기간 내에 특정 가격 이하로 기초자산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아야 조기상환 기회가 생긴다"며 "6개월 전에 삼성전자 ELS에 가입한 고객들은 조기상환 기회를 사실상 상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주가가 추가로 떨어지면서 녹인 배리어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전문가들은 유보적인 입장이다.
심 수석연구원은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그 동안 누적되던 손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데 삼성전자와 현차의 ELS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한혁 연구원은 "ELS의 조건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 할 수 없다"면서도 "고점 대비 많이 떨어진 종목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을 보유한 고객들의 경우 자신의 보유 상품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