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한강의 기적, 대한민국을 만들다
- 한류라는 문화코드를 만들어 내다 2
이제 한류는 지역뿐만 아니라 대상 분야에서도 그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다. 기존의 한류가 드라마나 가요 위주로 바람을 일으켰다면, 이제는 성형시술, 한복, 그리고 한국음식과 우리 전통 술까지로 분야를 넓혀나가고 있는 중이다.
한류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우선 한류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하나의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기업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상품 하나하나가 한류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즉 한류라는 이름 아래 K-POP 음반과 드라마 CD, 스마트폰, TV 등의 가전제품, 자동차, 의류, 김치와 막걸리 등의 음식까지도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관광시장에서도 한류가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K-POP스타를 보기위해, 그리고 국내 유명 드라마 촬영지를 돌아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일본관광객뿐만 아니라 푸른 눈의 외국인의 수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의료분야 역시 한류열풍의 한 주역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TV화면에 비친 한류스타들의 용모가 한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들을 닮고 싶은 욕망에 우리 의료진을 찾는 외국인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한류열풍은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시 말해 한국에 대한 인식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점이다. 이점에서 그 가치가 수십, 수백 명의 외교관 못지않다.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K-POP을 이해하기위해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류의 높은 인기와 함께 그동안 주변부 학문에 머물러 있던 한국학도 중심부 문화로 급성장했다. 한국어가 미국의 국책 외국어로 지정되는가 하면, 저 멀리 우리와 교류가 많지 않았던 동구의 불가리아에서도 한국영화· 드라마 등이 퍼지면서 ‘한국문화의 날’ 행사가 열리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가의 문화를 거의 받아들이기만 하는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오히려 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수출․ 보급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우리 젊은이들의 눈물겨운 열정과 노력, 또 자신의 끼와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할 줄 아는 담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그 깊은 속에는 최소한 악기 하나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며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을 시켜온 억척스런 우리네 엄마들의 극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또 7080시절 통기타문화의 청년문화코드를 만들어 내었던 그 감성과 열정이 이제 결실을 맺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게다.
우리 대중문화의 해외진출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지난 1960년대 영국의 팝송가수 ‘클리프 리차드’가 이화여대 강당에서 공연을 하던 중 무대 위로 여자속옷이 날아들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이제 우리의 한류가수에게 외국 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상전벽해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 이러한 사실에서도 다시 한 번 대한민국과 그 대한민국을 만든 우리 중년들은 커다란 자긍심을 느끼게 된다.
*저자 이철환 프로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초빙위원
-현 단국대 경제학과 겸임교수(재직)
*저서- 과천청사 불빛은 꺼지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선택, 14일간의 경제여행, 14일간의 (글로벌)금융여행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