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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메시지는 덤…액션 코믹극 '조로'

기사입력 : 2014년09월15일 13:55

최종수정 : 2014년09월15일 13:55

[뉴스핌=장윤원 기자] 전율을 일으키는 영웅담을 기대한다면 뒤통수를 맞을 각오를 해야 한다. ‘조로’라는 타이틀에서 파생되는 기대 혹은 예감은 산산조각 나고, 대신 무대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인다. 일상에 지친 관객에 한바탕 웃음을 주는 것. 액션코믹활극 뮤지컬 ‘조로’다.
 
‘조로’는 1919년 존스턴 맥컬리가 집필한 단편 소설 ‘카피스트라노의 저주’를 무대로 옮긴 것이다. 원작소설은 고향 사람들을 지키고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마스크를 쓴 전설의 영웅이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2014 뮤지컬은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리부트(Reboot) 버전으로, 원작의  조로가 모습을 감춘 지 20년 뒤의 캘리포니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운이 남는 메시지나 잔인 무도한 악당을 물리치는 데서 나오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진정한 영웅이 무엇인고, 진정한 정의란 어디에 있는가. 무대가 던지는 이 같은 질문은 극을 이끌어 가기 위한 조미료에 불과하다. 이 작품이 말하려는 바가 대관절 무엇인가에 집착하다간 큰 그림을 놓칠 수 있다.
 
이미지마케팅 된 무대 위 조로는 진정한 의미의 영웅이 아니다. 하지만 지치고 고단한 민중의 희망으로 거듭나며 박수갈채를 받는다. 검은 가면에 가려진 허상이 우상화되는 과정은 화려하고도 우스꽝스럽게 펼쳐지고, 객석은 시종일관 가벼운 웃음으로 들썩인다. 
 
그렇게 뮤지컬 ‘조로’는 일상에 지친 관객들에게 말한다. “우리가 보여드린 이야기가 무대 위 거짓이라도 그대의 가슴을 불질렀다면 일어나 춤추라”고.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하룻밤 흥에 취하고 싶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타이틀롤 조로 역에 뮤지컬 배우 김우형을 비롯해 휘성, 키(샤이니), 양요섭(비스트)이 캐스팅됐다.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하는 휘성은 발성과 안무 양쪽에서 부족한 역량으로 아쉬움을 주지만, 자신의 히트곡을 이용한 애드립이 나름 큰 웃음을 준다. 뮤지컬 배우 김우형의 조로는 부족함이 없다. 
 
돈 알레한드로(김봉환 이희정)의 딸이자 조로의 신비로움에 호감을 느끼는 루이사 역은 안시하와 김여진이, 권력과 사랑을 모두 차지하려는 야욕가 라몬 역은 조순창과 박성환이, 주정뱅이 괴짜 신부 가르시아 역은 이정열과 서영주가 연기한다. 
 
지난달 27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조로’는 오는 10월26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미취학아동 입장 불가, 5만~13만 원. 
 
 
사진=이형석 기자
 
[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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