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남궁민, 천정명, 이진욱 [사진=CJ E&M, 뉴스핌DB] |
[뉴스핌=이현경 기자] 2014년 하반기, 가을과 함께 등장한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들은 남모를 아픔이 있는 듯 우수에 찬 눈빛으로 안방극장을 누비고 있다. 남자 중의 남자, ‘의리, 의리’를 외치며 수컷 냄새를 물씬 풍긴 ‘상남자’는 떠나가고 따뜻한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좋은 예가 브라운관에 펼쳐지고 있다.
남궁민, 천정명, 이진욱은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 내면의 상처를 가진 인물을 그리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 첫 사랑의 기억과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이들의 사연이 시청자에 전해지고 있다.
◆‘마이 시크릿 호텔’ 남궁민…아버지의 살인 사건, 미스터리의 시작
남상효(유인나)에 고백하는 조성겸(남궁민) [사진=tvN `마이 시크릿 호텔` 방송캡처] |
조성겸은 아버지의 죽음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시크릿 호텔에 들어왔고 현재 절대실세다 . 아직까지 ‘마이 시크릿 호텔’ 속 조성겸의 속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조성겸의 로맨틱한 면모가 부각된다. 그는 점점 호감으로 다가오는 남상효에게 만큼은 달달한 분위기를 안긴다.
그러다가도 간간이 조성겸은 카리스마를 내보인다. 의문의 사건에 대해 알아보는 장면에서 보인 그의 얼굴은 상효 앞에서의 표정과 180도 다르다. 이 점이 젠틀한 대외적 이미지와 대조된 숨겨진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포인트다. 조성겸의 확실한 명암이 미스터리 극을 풀어가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정명, 문신처럼 지워지지 않는 첫사랑의 흔적…하지만 기억은 ‘리셋’
최면술로 김회장 입박하는 차우진(천정명) 검사 [사진=OCN `리셋` 방송캡처] |
OCN 일요드라마 ‘리셋’은 과거를 잊으려는 열혈 검사 차우진(천정명)과 그 비밀을 알고 끊임없이 검사를 연쇄 살인사건으로 끌어들이려는 정체불명 X와의 대결을 그린 드라마다.
천정명은 ‘리셋’에서 최면술을 쓰는 검사 차우진을 연기한다. 그는 첫사랑에 대한 아픈 기억에 자주 악몽을 꾼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마주친 은비(김소현, 1인2역)가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면서 우진에게 감당하기 힘든 살인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난다. 자신을 겨냥해 전개되는 사건에 그는 과거 봉인해뒀던 슬픈 상처를 하나씩 꺼내게 된다. 마치 잘라놓은 천 조각처럼 흩어진 그의 첫사랑 승희(김소현)에 대한 기억은 자신에게 어떤 아픔을 남긴 것일까.
◆아버지, 첫사랑과의 아픔을 모두 지닌 비운의 소현세자 이진욱
첫사랑 미령(유인영)의 죽음에 의심을 가지게 된 소현세자(이진욱) [사진=tvN `삼총사` 방송캡처] |
tvN 일요드라마 ‘삼총사’는 동명 소설 알렉상드르 뒤마 작가의 ‘삼총사’를 모티브로 한 퓨전사극이다. 조선 인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호쾌한 액션 로맨스 활극을 담은 ‘조선판 삼총사’로 소설 ‘삼총사’의 낭만적 픽션과 소현세자의 삶을 둘러싼 비극적 역사가 적절히 담겨 있다.
이진욱은 극중 운명적으로 슬픔을 타고 태어난 소현 세자를 연기한다. 역사의 기록으로 봤을 때 소현세자는 인조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아버지의 흔들린 왕권과 왜란으로 혼란스러운 정세에서 부친에게 인정받지 못한 인물이다.
‘삼총사’ 속 소현세자 또한 11세에 궁에 들어와 살았기 때문에 궁 밖이 더 편하고 세자가 된 후에도 허승포(양동근) 같은 죽마고우와 스스럼없이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또 승려 출신 안민서(정해인)를 호위무사로 뽑는 등 소탈한 면모를 갖고 있다.
그는 여유 있고 다정한 태도로 기존의 왕세자와 다른 행보를 보이나 사실은 차갑고 냉정한 속내를 감추고 있다. 게다가 첫사랑 미령(유인영)에 대한 상처가 깊어 다른 여자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는 순정남이다.
앞서 제작된 제작발표회에서 ‘삼총사’ 연출을 맡은 김병수PD는 “이진욱의 깊이 있는 눈빛이 소현세자 역할을 해내기에 충분하다 생각했다”며 “비극적인 인물인 소현세자를 입체적으로 그릴 것으로 예상한다. 초반 이진욱이 연기하는 소현세자는 밝은 모습이 많을 것이다. 밝음이 있어야 어둠이 빛나기 때문”이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담겠다는 바람과 함께 이진욱의 연기를 기대케 했다.
깊은 눈빛으로 울림을 전하는 남배우들의 활약이 올해 하반기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미리 짐작해 본다. 인물의 내면의 감정은 극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키인 셈이다. 더불어 서서히 드러나는 남자 주인공의 사연이 시청자의 적극적인 몰입도와 참여도를 높인다. 이는 드라마의 재미를 돋울 세 배우의 열연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