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민영화 아닌 '의료세계화'…공공성 위배되지 않아"
[세종 뉴스핌=김지나 기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소 의료법인의 영리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것을 두고 의료민영화로 가는 길이라며 반발이 일고 있는 데 대해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건 의료민영화가 아니라 의료세계화"라고 일축했다.
문 장관은 19일 오후 세종시 정부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유망 서비스산업 투자활성화 대책에 포함된 중소 의료법인의 '메디텔'(의료관광객용 숙박시설) 설립 허용, 투자개방형 외국병원 유치 등 보건의료 투자활성화대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문 장관은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제도 틀이 기본원칙이고, 정부는 이를 바꾸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를 의료민영화로 여기며 의료비가 엄청 늘어날 거라고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고 전하면서도 "의료공공성은 복지부 최고의 가치다. 많은 고민을 하고 의료계와 이야기하고 설득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의료기관의 산업적 육성의 중요성도 내세웠다. 문 장관은 "제약회사들도 좀 더 과감하게 해외로 나가야 한다. 연구개발(R&D)과 우수한 민간병원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우리기술이 수출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그런 산업적 측면에서 수출기업에 대해 자금 인프라 지원을 하듯이 병원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아베총리가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서 의료수출을 위해 직접 뛰고 있고 투자하는 규모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중국, 태국,싱가포르, 인도도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전쟁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의료서비스 질도 낮아지고 의료시장이 잠식될 수도 있다. 의료산업의 육성이 공공성의 차원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첫번 째 측면은 중소병원의 경영이 어렵기 때문에 그냥 놔두면 문을 닫게 된다. 두 번째 측면은 경쟁을 통해서 산업이 의료서비스 질이 올라갈 것이고 이는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명 '송파 세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의 국회 통과도 시급함을 강조했다.
문 장관은 "기초생활보장법 금년 예산 2300억원을 이미 받아놓았는데 이게 불용이 돼서 안타깝다. 쟁점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활하려는 의지를 죽이는 제도라는 점, 부분적 필요가 있지만 이런 부분이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에 맞춤형 급여를 하자는 것. 대부분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면서 "개별급여화하더라도 최저보장수준을 마련했고 그걸 맞추면 최저보장수준이 돼 보완되는 측면이 있다. 이 법이 빨리 통과돼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좀더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복지부가 산업육성을 너무 강조한다는 지적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것이 공급자 입장을 배려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이게 공익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경영여건을 개선해준다는 것이 좀 더 번듯한 중소병원이 될 수 있고 진료기능에도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경영사정이 좋지 않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과잉진료할 여지가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 장관은 "산업진흥 측면은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인 변화"라며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하는 시대적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서비스 수준은 어느나라와 견줘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여기서 나몰라하고 앉아있으면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질 측면에서도 상당히 낙후될 것이고 앞으로 몇십년 뒤에 외국 의료서비스가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도 있다"며 "경제적으로 부유하면 미국가서 서비스를 받는 사람도 있다.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면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