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금리 영원할 수 없어..보유 채권 현금화 나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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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과 유럽 국채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상승세에 월가의 대형 투자가들은 뒷걸음질 치는 움직임이다.
밸류에이션이 더 이상 높아질 수 없는 한계 수위에 달했고, 최근 자금 유출이 발생한 정크본드를 필두로 급반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어 신용시장이 한 차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계감이 번지고 있다.
◊ 제로금리 영원할 수 없어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 국채시장이 사상 최저치로 밀렸고, 미국 역시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지난 29일(현지시각) 2.5% 아래로 떨어졌다.
수익률이 바닥을 뚫고 내려간 것은 제로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깔린 결과로 해석된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특히 유로존의 경우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점차 고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이 요원한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 유동성을 풀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투자자들의 ‘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리스크 회피 심리가 국채시장으로 자금을 몰아가고 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동반 하락하는 것은 경기 부진과 이에 따른 저금리 지속에 대한 기대가 깔린 사실을 드러내는 단면이라는 얘기다.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로존 회원국 구채 수익률은 수개월째 내림세다.
제프리스의 데이비드 오웬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국채 수익률 하락은 경기 회복이 지극히 부진한 데 따른 것”이라며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3분의 1이 이미 디플레이션에 빠졌고, 프랑스와 스페인을 포함한 4개 회원국은 제로 인플레이션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30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성장률 발표 후 국채 수익률 상승에서 보듯 경기 회복이 지표로 확인될 경우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투자가들의 경고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하지만 긴축을 연기하는 데는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얘기다.
MFR의 조쉬 샤피로 이코노미스트는 “지표가 개선될수록 연준의 비둘기파와 매파 사이에 긴축을 둘러싼 논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밸류 상승 한계, 신용시장 위태
월가의 공룡 투자가들 사이에 국채를 포함한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과감한 베팅으로 이름이 알려진 댄 퍼스는 자신이 운영하는 루미스 세이레스 채권 펀드의 포트폴리오에 현금 및 유동성이 높은 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퍼스는 “국채시장의 밸류에이션이 한계 수위”라며 “보유 중인 채권의 현금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40년 이상 채권시장에서 몸담은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빌미로 안전자산에 해당하는 채권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지만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리스크 노출을 축소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채권형 뮤추얼 펀드 역시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투자보고서에서 “채권 펀드들이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현금 비중을 크게 늘린 상황”이라며 “여기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지만 무엇보다 투자자들의 매도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