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따른 유가 급등 리스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증시의 가장 커다란 잠재 리스크는 국제 유가라는 주장이 나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꼬리를 무는 가운데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며 실물경기를 강타, 이에 따른 파장이 금융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다.
(사진:AP/뉴시스) |
22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삭소은행은 미국의 긴축 가능성과 중국 경기 둔화 등 글로벌 증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이 상당수에 이르지만 가장 커다란 위협은 국제 유가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발생한 긴장관계에 이어 이스라엘과 이라크 등 중동과 유럽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연이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글로벌 증시는 이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추세적인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 당장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에너지 가격에 파장이 확산되지 않을 수 없고, 이는 결국 실물경기과 금융시장으로 악순환을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삭소은행의 스틴 제이콥슨 이코노미스트는 “매크로 경제에 에너지 가격이 갖는 의미는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크다”며 “특히 유가의 등락이 실물경기에 미치는 파장은 대단히 크다”고 강조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추락 이후 국제 유가가 연일 오름세를 보인 데서 알 수 있듯 정세 불안은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제이콥슨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5일 이후 소비자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에 지불하는 비용은 배럴당 2달러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와 이라크,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 여기에 리비아와 시리아까지 번진 정세 불안에 따른 영향은 1970년대 상황과 흡사하다”며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하지만 당시 유가 수준을 감안하면 타격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적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유가 급등이 발생할 여지가 높고,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예기치 못한 충격을 의미하는 이른바 블랙 스완의 가능성을 외면하고 있다고 제이콥슨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했다.
이는 제로 수준의 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 현실 세계의 리스크에 대해 방어막이 돼 줄 것이라는 예상이 깔린 것이라고 그는 진단했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이 하락 압박을 받았지만 본격적인 영향은 거의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실질적인 파장이 발생할 때의 충격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